2011년 7월 22일 금요일

'좋은 습관'



이것만 읽고.. 한권만 더 읽고..
책에 푹~ 빠져있다 보면 금새 새벽 한 두시..

몇차례 협상(?)이 오간 후에야 억지로 잠자리에 들던 승민이..
조용하다 싶으면 어느새 자고(zzz) 있는 영민이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성장에 지장을 초래하는 늦은 취침을 마냥 두고 볼 수도 없는 노릇..

며칠을 고민하다 문득, 4월부터 시작하기로 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아직 시작하지 못한 축구 약속이 생각났다.

작년과 같은 상황이라면 벌써 수십번도 넘게 팔마운동장으로 뛰어갔을 터인데,
'상전벽해'와도 같은 격동의 시기를 보내다보니 그야말로 '틈'이 없었다.
자연스레 블로그와 각종 SNS도 근 두달째 방치하다시피 할 정도니,
내가 생각해도 지금 내가 지금까지의 내가 맞나? 싶다.. ^^;;

곳간에서 인심나는 법인데,
지금껏 사용하던 곳간을 버리고 새 곳간을 채워가려니, 낯설고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엄살은 그만떨고~ㅎ^^

암튼, 승민이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으니,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면 아침일찍 함께 축구를 하겠다는 달콤한 유혹을 건넨것이다.

그날 밤 10시..
방문을 열어보니 불은 꺼져있고, 침대에 부동자세로 누워있는 승민이..
슬쩍 다가가 능청스레 말을 걸어봐도, 잠든 척(거의 확실히~^^) 꼼짝도 않는다. ㅋㅋ
(진짜 축구가 하고 싶었나 보네..)

그리고, 오늘이 3일째..
역시 그 제안은 유효했다.
일찍자니 당연히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고,
조용한 새벽에 맑은 정신으로 책도 읽고, 퍼즐도 하고, 안맞는 시계도 고치고..
하고싶은 것 다하고도 이제 겨우 7시 30분.. 공을 차러 가는 시간이니 이 얼마나 좋은가!

저녁을 먹으며 "오늘 하루 정말 길다~" 며 뿌듯해 하는 걸 보니, 생활패턴을 바꾸자 덤처럼 주어진 시간이 좋은 모양이다.

작년 방학 기간에 유훈이가 내려와 함께 지내는 동안 며칠 반짝 일찍 일어났었지만,
방학이 끝나고 유훈이가 돌아간 후, 다시 원래의 습관으로 되돌아가 버렸었는데..
축구는 어디 가는게 아니니 그리 어렵지 않고 오히려 행복하게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을것 같다. 좀 더 두고 볼 일이지만~

아이 저 혼자 스스로 좋은 습관을 들이기란 불가능하다.
훈육하듯 말로만 강제하며 힘들게 하지 말고,
아이도 부모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을 찾아보자.
남편은 아내하기 나름이지만,
아이는 진짜 부모하기 나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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