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1일 수요일

'홈스쿨링'

"있잖아~지원이는 맨날 맨날 승민이 오빠는 학교안가고 집에서 공부한다고 말한다" 어제 밥먹다 영민이가 꺼낸 말이다.
아마 지원이가 자기도 승민이처럼 유치원 안다니겠다고 떼를 쓴 모양이다.
영민이는 아직도 오빠가 홈스쿨링을 하고있고 또 그게 뭔지 모르고 있는것 같다.
마치, 까꿍! 하고 숨으면 엄마가 없어진줄 알고 울다가 웃는 아이처럼 자기가 유치원에 가있는 시간에는 당연히 오빠도 집에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승민이에 관해 수많은 얘기가 오가고 논의와 고민끝에 결정을 내리고 나서도 남아있던 걱정거리 하나가 과연 영민이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 들일것인가 였다.
혹시 자기도 유치원 안다닌다고 떼쓰지나 않을까? 라는 염려였는데 별 반항? 없이 잘 다니는걸 보고 의아하면서도 한편 대견스러웠는데 그 모든게 아직 잘 몰라서 아니 개념조차 없어서 그런거였다면 큰일 아닌가!
오빠가 학교에 안다니고 있다는 사실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원하는것만 보고 보이는게 인간의 한계인지라 자기 기준으로 오빠는 놀고먹는다고 생각할게 뻔하다.ㅋ) 불어닥칠 한바탕 소동을 생각하니 걱정거리 하나 추가요~
논리적이지 않은 사람에게 '논리'를 논하는건 논?센스라는걸 저 유명한 '군주론'을 통해 마키아벨리는 말하려 하지 않았던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마키아벨리와 군주론을 이해는 하지만 결코!! 동의는 할수없는 나에게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다..

2010년 3월 29일 월요일

'休日'

얼마만에 쉬는 일요일인가.
2월 마지막주 부터 계속 일했으니 근 한달만에 맞이하는 휴일이다.
대체휴무도 본격 논의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 같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주 5일 근무는 커녕 매주 한번 쉬기도 힘든게 현실이다.
배터리가 달린 모든것이 재충전해야 비로소 온전히 작동하는데 사람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각설하고, 아침 잠결에 승민이가 "아빠, 구몬 하고나서 닌테도 해도 돼?" 묻는다.
마침 어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사촌형 '유훈이'가 집에 와서 머무는 중이다.
매주 거르지 않고 오다시피 하는데 그 이유인즉 "이모부! 승민이는 저를 제일 좋아하잖아요~ 근데 제가 안온다고 하면 얼마나 슬퍼하겠어요." 라는 유훈이에게는 무림고수의 절대비급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닌.텐.도'
아무리 내 어린시절을 추억해 보고 그 때의 느낌으로 바라보아도 단지 화면하나 더 달린 단순?하고 심지어 조악(순전히 내 관점이다)하기까지한 게임기에 불과한데 그렇게 열광하는 걸 보면 참~ 화려한 그래픽과 큰 화면과 같은사양이 그리 중요한 사항은 아니지 싶다. (스타 2가 기대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인가? 바보야! 문제는 콘텐츠야)
물론 게임기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는 아이들을 그냥 두고만 보는 그리 개념없는 부모는 아니기에 닌텐도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일주일중 주말에 한해 한시간만..(짜다)
아쉬워해도 어쩔 수 없다. 원칙은 원칙이니까. (원칙을 정하는 사람은 정말 편하겠다. 그래서 권력에 취하면 눈이 머는걸까?)
쩝쩝, 아쉬워 입맛을 다시는 얘들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그건 바로 '등산'.
집 뒤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왕복 2시간정도 소요되는 산행을 얘들과 다녀오곤 했는데 처음엔 힘들고 짜증내던 얘들이 어느순간 자기네들이 먼저 도대체 산에 언제 가냐고 조르곤 한다.
특히, 영민이가 그러한데 그 이유가 가관이다. 어느 산악인의 말처럼 그곳에 산이 있기 때문에 오르는게 아니고 그곳에 라면이 있기 때문에 오르는 것 같다. 굳이 한가지 더 꼽자면 산에 오르기 전 슈퍼에 들러 자기가 원하는것 딱 한가지를 골라 가지고 갈 수 있는 즐거움. (이유가 다 먹는거다 --; 이건 뭐니? 못먹고 사는것도 아니고..)
룰루랄라 콧노래 까지 흥얼거리며 마치 자기가 돈 내는 마냥 슈퍼에서도 오빠들에게 한가지씩 고르라고 생색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매번 예정시간에 출발하진 못한다. 휴~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건데) 산에 오르는데 늦은 출발을 만회하려고 다소 가파르고 험난하지만 빠른 길을 선택한게 발등을 찍게 될 줄이야. 정확히 출발 5분만에 두 그룹으로 나눠지고 말았으니,
선두그룹 : 류학현(당연하고), 류승민(역쉬!) 그리고 정재경(말이돼?)
처진 그룹 : 김연수(자기말로는 magic에 걸려서), 김유훈(실망이다. 현란한 입놀림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한다), 류영민(한손에 먹을걸 꽉 쥐고 거기에 신경쓰느라)
이 셋을 어르고 달래서 오르다 보니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정상에 아니 매점에 도착했다.

오르는 동안의 모든 괴로움은 먹는 즐거움으로 치환되어 행복한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하나씩 들고 하산.












내려오는 길에 피어있는 벚꽃도 한컷.









집에 돌아오자 곧바로 수영장으로 직행.
수영후 상사댐으로 '연'날리러 출발~
오후 늦은 시간인데다 댐 위라서 바람도 많이 불고 다소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즐겁게 연을 날렸다. 학현이만 빼고(혼자서만 비싼 이천원짜리 얼레를 고르더니만) ㅋㅋ행복해 하는 얘들을 보니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도 창공을 가르는 연처럼 훨훨 날아가버린것 같다.

'동영상1' 유훈아! 위험하다니까.. 해매는 학현이..

'동영상2' 재경아, 연은 바람이 불어야 난단다..

'동영상3' 영민이는 추워요~~ 용량이 크니까 감안하시고..클릭!

가만 그러고 보니 내가 행복한거야, 얘들이 행복한거야? 영상속에서는 나만 신난것 같은데, 그런거야? ^^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아침형 인간'

한때 '샤이쇼 히로시'의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수백만부가 판매되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매번 독하게 다짐해 보지만 아침이면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 하고 마음 한켠에 늘 '늦잠'에 대한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다짐하며 한동안 생활패턴을 바꾸기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다.
더구나 유산소 운동은 공복에 하는게 지방을 태우는데 효과적이라 새벽에 산에 다니면 그 효과도 극대화 하면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건강도 챙기고.. 꽤 오랜동안 아침 산행을 했었다. 그러나 모든게 좋을수만은 없는것. 새벽 찬 공기가 '비염'증상을 악화시켜 원대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길 여러번, 결국 최근까지도 잠 때문에 매일 아침이 전쟁이고 또 후회의 연속이다.
근데 이러한 생활에 변화가 생겼으니 바로 '아이폰' 때문이다. (평균 기상시간이 4시 30분이니 기적이 아닌가!)
96년 제대 후 구입한 '애니콜' (그 당시엔 굉장히 비쌌다)이후 돈을 지불하고 휴대폰을 구입한 기억이 없는 나는 '아이폰'도 그저 '엣지'있고 기능많은 휴대폰 중 하나겠거니 하며 폄하하고 구입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한번도 바꾸지 않은 011번호도 중요한 이유중 하나겠다) mp3를 장만하려고 이것 저것 알아 보던 중 여타 기기와는 다르게 방대한 용량과 , 관리방식이 독특한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접하게 되었다.
아이튠즈가 불편해서 적응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 라지만 내겐 그 불편함조차 즐거움이었으니, 동기화 개념도 마음에 들고 싱글위주로 수십 수백곡을 듣는 경우는 예외겠지만 막바지 LP세대인 (대입도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 나는 앨범위주의 선곡과 관리를 선호하는 편이라 아이튠즈의 태그입력 및 관리 방식은 처음부터 별 거부감 없었다. 테이터를 축적하고 잘 관리하는게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하고 또 편해지는 일인지 직업상 너무나 잘 알고있기에(미국 메이저리그가 출범한지 한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미국내 최고의 스포츠 무대로 인정받는건 수준높은 선수들과 경기들, 그리고 팬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참여하게 만드는 마케팅이 가능한건 오랜동안 축적된 데이터가 있기 때문 아닌가?)
또한, 아이튠즈는 오직 하나의 컴퓨터에만 계정등록이 가능한데 (이것 또한 혹시 여기저기 깔아놓게 되면 혹시 업무에 지장에 생기거나 가정생활이 힘들어 지는걸 방지하기 위한 '잡스'의 배려 아닐까? ㅋ) 아이들과 함께있는 시간 만큼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위해 부득이 새벽시간을 이용하게 됐다. (밤에 얘들 책 읽어주다 같이 잠드는 경우가 많아서)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盲'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하루라도 빠른 스마트폰으로의 이동이 거스를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될것같다.
1인 1휴대폰 시대에 내가 아니라 타인의 편리를 위해 휴대폰을 가지고 다녀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인데, 스마트폰의 확산은 앞으로 나에게 단순통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구를 하게 될것이며 결국 처음의 편리함은 다시 의무감으로 바뀌게 되고 스마트폰맹이 속출하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너무 비약인가)

이제 모든 파일 정리와 관련 작업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새벽에 눈을 뜨는건 바로 '재미'를 맛봤기 때문이다.
집 전체가 잠들어 있는 시각, 고요한 적막과 함께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
막 잠에서 깨어 났을때는 몽롱하고 띵~ 하지만 이내 명료해지는 생각들, 뿌듯한 기분, 여유있는 아침.
독서와 함께 요즘 부쩍 글쓰기를 즐기는 나에게는 인풋과 아웃풋을 마음대로 통제 할 수 있는 하루 중 유일한 시간이다. (솔로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물론 아이폰과 함께 (충전만 하고 있지만..)





2010년 3월 24일 수요일

'googled!' by Ken Auletta

"Don't be evil"
나는 '구글'이 좋다.
구글의 '명료함, 명석함, 단순함, 솔직함 그리고 원대함'
첫 화면부터 현란하기만하지 짜증날정도로 둔하고 쓰레기 같은 정보로 뒤범벅된 기존의 '포털'과 너무나도 대비되지 않은가?
'홈스쿨링'을 검색하면서 알찬 정보가 절실했던 나로써 새삼 다시 느낀 구글의 정보력은 웹브라우저를 '크롬'으로 바꾸게 만들고 구글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G메일을 사용하며 연락처, 스케줄도 아이폰과 연동된 푸쉬기능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완전 자발적으로 열광하는 팬이 되버린 것이다. 물론 이 모든 비용은 FREE! (MS는 Explorer도 O/S에 슬며시 끼워넣어 마치 무료인것처럼 생색낸다)
"무상제공을 기반으로 하는 역사상 가장 큰 회사" 멋지지 않은가?
개인의 시간을 아껴주고, 비용을 절감시켜주며, 강력한 'Long Tail'은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무엇보다도 자칫 웹이라는 무한한 공간속에서 정처없이 표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피하게 해주는 든든한 네비게이터로서의 구글은 이미 다른 무엇도 넘볼수 없는 이 세상 모든 정보의 gateway가 된것같다.

책은 '브린'과 '페이지' 두 괴짜천재들의 순수한 열정과 행동을 구글의 성장과정과 함께 조명하고 있지만 이 모든 찬사는 말미로 갈수록 역사상 가장 강력한 'Big Brother'의 출현(소설과 영화에서는 등장한지 오래지만)과 변절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Don't be evil'이라면 두려울 이유가 없지 않은가.
왜 소수의 'evil'들을 위해 다수의 사람들이 불편함을 감수 해야하지?
예를들어, 공익을 위한 CCTV설치의 목적이 개개인의 사생활 침해인가? 아니면 나와 우리가족을 포함한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evil'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인가.
물론, 혹시 있을지 모를 정보독점로 인한 폐혜를 염려하는건 이해 하지만
그러한 수단이 없는 시대에도 '국가'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압제'는 계속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또 기업들은 어떤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방관하고 관리할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서 주민번호는 꼬박꼬박 요구하는 뻔뻔함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구글을 비롯한 대부분의 외국사이트들은 계정등록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는다.)
능력은 차치하더라도 그들이 구글보다 '선'하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미 미국 5개방송사의 매출을 넘어선 구글의 광고수입은 연 200억 달러가 넘는데 (사상 최고인 삼성전자 2009년 수익이 100억 달러다)이는 전체 온라인 광고의 40%에 달하며 향후 1천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검색 사용자 70%이상이 사용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구글보다 유명한 브랜드는 코카콜라가 유일하다. (우리는 한글이라는 언어의 장벽때문에 아직까지는 그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
'G메일''애드워즈''애드센스''유튜브''구글보이스''안드로이드 오픈소스 OS''구글맵스''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브린의 아내가 설립한 '23&ME'를 통한 생명공학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지금도 매 4시간 마다 미의회 도서관 분량의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
아직도 구글을 단순한 검색엔진으로만 생각하는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방금 트윗에 올라온 글이다.
"책을 안 읽었다는 사실을 무슨 자랑처럼 떠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망각해 버렸음이 분명하다." Powered by oisoo

2010년 3월 23일 화요일

'58도'

승민이가 부쩍 말수도 많아지고 자기표현도 적극적이다.
또 에너지가 넘치는지 시간만 나면 공놀이 하자고 계획까지 세워두고 일방적?으로 따르도록 요구한다.
이제 8살인데 너무 계획적이고 자기 주도적인게 아주 가끔은 걱정된다. 주위사람들이 피곤해 질텐데.. 기우인가?
한바탕 공놀이 후,
"승민아, 이제 충분히 놀았으니까 얼른 씻고 마무리 하자"
충분하진 않지만 여기서 떼써봐야 소용없다는 걸 그간의 학습효과로 인해 잘 알고있는 터라 더이상의 요구는 없다.
근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제부터는 혼자서 공놀이 하는거다. 이리저리 몸을 굴리고 잡고 뛰고.. 잠시 컴퓨터에 자료 업로드 하는동안 혼자만의 리그에 열중이다.
"승민아! 지금 시간이 몇시야! 빨리 씻을 준비해야지!"
하지만 들은둥 마는둥 여전히 부산하게 공을 쫓아 움직인다. 그러길 한참.. 결국 내가
"승민아! 정확히 5분후에 아빠는 씻으러 갈거니까 알아서해!"
'5' 5라는 숫자를 듣자마자 내게 달려오더니 컴퓨터 하단에 찍힌 시계가 9시 34분인걸 확인한뒤 하는 말
"아빠! 그럼 9시 39분에 씻으러 갈꺼야?"

결국, 정해진 시간을 다 채우고 나서 39분에 욕실 앞으로 간 승민이, 옷을 벗으면서도 요즘 즐겨듣는 'Beatles'의 'Yello Submarine'을 흥얼거리며 원맨쇼를 펼친다. 갖가지 표정을 지으며..
그러길 또 한참..
"승민아! 아빠 다 씻을 때 까지 안들어오면 혼자 해야되는거 알지?"
'원칙중심의 사고와 행동'을 중요시하는 나는 정말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내 경고?를 무시하고 시간을 방치한 후 샤워의 마지막 단계인 행구기에 들어가면 그때서야 위기를 감지하고 슬금슬금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반드시 응징?한다.
"늦었어! 혼자 씻어!"
이제는 그런 결과를 잘 알고 있기에 내가 샤워하는 중간중간 문을 열고 진도를 체크한뒤 뛰어들시간을 가늠하곤 한다.
대게 그때라는게 내가 몸에 비눗칠을 하기위해 물을 잠그는 시간 즈음인데, 물 사용중에 60도 정도로 올라가 있던 보일러 물 온도가 잠시나마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걸 활용하는 승민이.. 욕실문이 열리더니
"아빠! 나 58도로 씻겨줄꺼야?"





2010년 3월 22일 월요일

'에버랜드'

올초 승민이,영민이,민지,지원이 이렇게 넷을 데리고 코엑스 아쿠아리움, 롯데월드, 캐리비안베이를 2박 3일로 다녀왔었다. 그때 너무 행복해하는 애들을 보며 "신학기 끝나고 4월되면 한번 더 오자"며 덜컥 약속을 했었는데 4월이 다가오자 걱정거리?가 생겼다.
저번 여행때도 서울까지 근 1000Km를 넘는 거리를 왕복하다보니 좁은 차안에서 부대끼는 애들도, 챙기는 우리도 피곤했었는데, 이번엔 승민이가 유훈이형도 꼭 같이 가야 된단다.
안그래도 요즘 부쩍 유훈이를 따르는 승민이.. 4명도 빠듯한데 5명은 무리고..
그래서 승민이에게 물어본다.
"승민아, 서울 누구누구랑 가고싶어?"
"음. 나아~, 유훈이형~, 민지누나, 연수누나~, 학현이형, 지원이" (응? 영민이는 없네)
"연수누나랑 학현이형은 안돼고, 뒷자리에 3명밖에 못타는데?"
"왜에? 딱 붙으면 5명도 타아~"
"저번에 4명 탔을때도 좁아서 힘들었잖아, 막 바닥에 눕고, 짜증내고, 그리고 유훈이형은 너희들보다 더 큰데 되겠냐"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수긍하는 표정이다.
"자, 그럼 3명 간다면 누구랑 가고싶어?"
"유훈이형이랑 민지누나" 1초도 안걸린다.
"그래에? 영민이는?"
"영민이는 방해만 하고 싫어"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잖아, 너가 잘 돌봐주고 챙겨줘야지"
어지간히 오빠를 귀찮게 하나보다 ㅋㅋ
"그러엄~ 음~ 나아~, 영민이이~(잠시 뜸을 들인다) 유훈이형민지누나"
"4명은 안된다니까"
"그러니까 나, 영민이, 유훈이형민지누나" (이건 뭥미)

조금뒤 영민이랑 재경이가 들어온다.
"영민아! 너는 이번에 서울 못가겠다"
"왜!?" 놀란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번엔 초등학생들만 가기로 했거든, 그러니까 중학생인 연수누나, 학현이형이랑 너, 지원이는 못가는거지"
갑작스러운 날벼락에 발을동동 구르며 울먹거린다.
"이잉..안해.. 가꺼야아 가꺼야아"
"안돼, 승민이 오빠랑도 그렇게 결정했는데?"
옆에서 재경이가 거든다. (말리는 시누이?)
"맞아. 영민아 너는 안돼겠다"
징징거리면서도 한가닥 희망을 놓지않았는데 3명이 요지부동, 같은 태도를 보이자 급기야 침대에 업드려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한다.
"좋아, 그럼 왜 서울을 가야돼는지 3가지 이유를 말해봐"
어깨를 들썩이며 한동안 말을 안한다.
"영민이 너어, 빨리 얘기 안하면 너만 손해야, 셋 셀동안 얼른 대답해" (역시 시누이가 맞다 ㅋ)
재경이의 공포스러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세엣..두울."
"서울가고 싶어!"
"그러니까 왜 가고싶은데?"
영민이 돌아 앉는다. 조금전 대성통곡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으응~ 그러니까~ 으음 다연이 있잖아"
"다연이가 뭐"
"다연이랑 놀아줘야지이~"
"그리고?"
"또, 다연이 책 읽어줘야지"
"그리고?"
"음.. 다연이라앙~ 미끄럼틀 탈라고"
가야돼는 이유 세가지가 다연이 때문이다. 이건 뭐 정이많은건지 단순한건지.
"그래? 그럼 영민이는 서울가면 다연이랑 집에만 있어. 케리비안베이 가지말고"
"왜~ 싫어. 캐리비안베이 갈꺼야"
"그럼, 다연이는 누가 놀아주고? 너 다연이가 좋아서 다연이랑 놀려고 서울간다며?" (자기입으로 뱉은말이라 어쩌지 못하고)
"에버랜드는 갈꺼야"
"너 에버랜드 가면 다연이는 어떻게 하고"
"에버랜드 갔다와서 놀아주면 되지이~."
그래도 캐리비안베이 간다는 얘기는 안한다. 순진하기는^^

"그럼, 승민이도 가야돼는 이유 세가지를 말해봐"
"에버랜드 가고싶어"
"또"
"캐리비안베이도 가고싶어"
"그래, 그리고?"
"다연이 귀여워"
"그래에? 그리고?"
너무 쉽게 세가지를 말해버려서 싱거우니까 장난기가 발동한다.
"왜? 세가지 말했는데"
"아니야 에버랜드하고 캐리비안베이는 같이 묶음이야"
조금 어이없어 하는 승민이, 잠시 생각하다 갑자기 울음섞인 말투로 외친다.
"왜 꼭 세가지를 말해야 돼? 왜 그건 한묶음인데!"
"그건 아빠 마음이지, 열가지로 하려다가 세가지로 줄여준걸 다행인줄 알아" (완전 엿장수네)
"에버랜드하고 케리비안베이는 같은 곳이거든" (시누이 등장)
"왜 같은 곳이야!"
"같은 곳이야. 바로 옆에 붙어 있잖아"


완전 반전, 힐끗 영민이를 보니 안심하며 웃음을 띠고있다. 조금 전 걔 맞아?
"승민이 이유가 불충분하다.안돼겠다"
한동안 돌파구를 모색하던 승민이.
"막내이모 보고싶어서"
(오~ 성공이네)
근데 결론은그럼 누구누구 가는거야?
다시 걱정이다. 쩝

2010년 3월 21일 일요일

'트윗'

대표적인 SNS '페이스북'이 '야후'를 제치고 방문자 수 기준으로 '구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페이스북과 함께 세계 SNS 시장을 양분하는 '트위터'에 관심을 가지던 중 아이폰을 구입하면서 본격적인 활용에 들어갔다.
아직 주변에 '트윗'하는 사람들이 드물어서 얘기를 꺼냈더니, 난데없는 '얼리어댑터' 취급에 당혹스럽다.
전세계 90여개국에서 3000만대 이상이, 국내에서만도 작년 11월 출시 후 30만대가 판매된 '아이폰'을 얘기해도, 전세계적으로 750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소통의 수단으로 삼고있는 '트위터'를 얘기해도 이방인 취급당하는 상황이다.
90년대 초반 PC혁명과 2000년 인터넷혁명을 지나 2010년 모바일혁명으로 진입하는 변화 아니 변혁의 시대에 살고있는게 맞나?
'아이폰' 출시로 촉발된 탐욕스럽고 썩어빠진 재벌기업과 정부의 말도 안돼는 통신정책이 만천하에 드러나 개망신? 당하고 있는게 작금의 세태인데,
너무나들 둔감한거 아니야?! 잘 살어들~
"사라예보의 총성 한 방이 세계대전의 신호탄이 되었듯 모든 징후의 밑바닥에는 임계점을 향해 끓어오르는 마그마가 존재한다"

2010년 3월 20일 토요일

'관계'


어차피 사고방식이 틀린데 뭘 바라나?
어쩌면 이리도 무관심할까?
모르면서도 배우려 하지않는건 죄악이고,
좋은걸 알려주고 권하는건 '관계'를 맺다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거늘.
다르다고, 다르다고 섞지 않으면 영원히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이제는 그만 두련다, '지적호기심'에 대한 강요?를,
아~ 어렵다. 관계를 맺고, 관계를 유지하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일이..

2010년 3월 17일 수요일

'5만원'

승민이 일기 내용이다.
나 "승민아! 아까 저녁에 먹은 돈가스도 8천원이고, 승민이가 젤 좋아하는 삼겹살도 1인분에 9천원인데, 5만원이면 너무 비싼거 아니야?" 하며 슬며시 물어보니
승민 "그래도 주고싶어!"
옆에 듣고있던 재경이가 낼 언니 만나면 5만원 달라고 할텐데 걱정이라며 죽겄다 웃는다.
숫자를 워낙 좋아해서 조.경 단위도 궁금해하고 자주 물어보고 써보고 접해봐서 50,000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가보다. ㅋ

2010년 3월 14일 일요일

'수영'

승민이 수영하는 모습도 볼겸해서 점심시간에 짬을 내 팔마수영장을 찾았다.
2층 관람석에서 두리번 거리길 잠시, 반대편 물속에 수영선생님한테 안겨있는 승민이 발견!
무슨얘기를 열심히 듣고있다. 잠시후 출발.
'배영'을 하는데 자세가 엉성하다. 그래도 몇 달 레슨을 받았는데 저정돈가? 실망도 잠시.
'자유형'을 할때는 그런데로 자세가 나온다. 조그만 몸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한번 올때마다 왕복 20번은 한다고 하니까 운동도 상당히 될듯하다.
군대에 가서야 반강제적? 으로 수영을 배운 나로써는 부러울 따름이다.
무엇이든 기초부터 착실히 배우지 못했을때의 한계와 안타까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기에 다양한 활동을 즐길수 있도록 하고싶다.
할줄아는것과 잘하는것은 천지차이니까..
근데 왜 자꾸 오른쪽으로 가는거야!?

2010년 3월 7일 일요일

'코테'

날씨도 풀리고 집도 정리되고 해서 거실이 저녁엔 미니 축구장이 된다.
승민이가 워낙 공놀이를 좋아해서 작년엔 놀이터, 팔마운동장에 자주 갔는데 겨울이 되면서 한동한 못해서인지 요사이 못움직여 안달이다.
승민이 아니랄까봐 공놀이를 할때도 규칙을 세워서 단계별로, 스코어에 집착하는 것,
"게임을 하다보면 항상 이길수는 없어!"라고 수없이 말을 했지만 '진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는것도 여전하다. (어찌도 이리 닮았는지 ㅡㅡ;)
한창 신학기 바쁠때라 어젠 너무 늦은시간에 귀가했는데 아빠랑 공놀이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쩌랴, 시간은 밤 11시를 넘어가고 있고 너무 늦지않게? 잠들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가지고 있기에 ''내일은 꼭 놀아줄께" 하며 이럴때 내가 즐겨쓰는 '조삼모사'를 빗대 회유도 해보고 반협박? 도 해봤지만 웬걸, 어지간히 하고 싶은가보다. 무려 30분간 "공놀이!" 징징.. "공놀이" 징징.."공놀이".. 요지부동에 눈물까지 뚝뚝 흘린다. 이건 뭐.
"그럴 시간이면 진즉 해줬겠다. 승민이가 자기 들어오면 축구해야된다고 할일 다해놓고 책도 얼마나 열심히 읽었는데" 아내가 핀잔이다.
흐흠. 쩝.. 하지만 순순히 물러서기에는 서로가 너무 멀리와버린 상황.
하지만 내가 누군가. 승민이에게 거절할수 없는 제안을 했다.
그건 바로 퀴즈!! 방금 읽었던 책 내용 맞추기. 방금까지 징징 울던애가 '퀴즈'소리에 돌연 진지해진다. ㅋㅋ 이건 뭐 출제자가 난데 말해 뭐하랴. (난이도 최상급, 걸려들었~어!!)
책을 펼쳐들고 쭈욱 넘겨보며 문제를 고르는데 (슬쩍 승민이를 보니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후훗~ 눈에 들어온 단어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 '스리랑카'의 수도 이름이다.
나 "자아~ 문제. 스리랑카 수도 이름은?" (이걸 어떻게 맞추나? 룰루랄라 휘파람이 나온다)
승민 "으음.. 스리자야르르ㅡㄹ르" (얼버무린다, 근데 표정이 심상치 않다. 웬지 불길한 느낌이)
나 "뭐?"
승민 "스리자야르르이ㅓㄹ"
나 "똑바로 한자씩 말해봐" (설마?)
승민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
나 "...*-*"
옆에서 흘려듣던 재경이가 놀라며 물어본다.
재경 "자기야! 진짜 맞아?"
대답대신 책을 보여주니 확인후 대단하다며 승민이 치켜세우기 바쁘다.
우쭐해진 승민이..
여기서 물러서면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에 축구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다급해진 내 눈에 순간 '코테'라는 단어가 확 들어온다.
나 "승민아. 싱가포르 수도 이름을 줄여서 뭐라 그러지?"
승민 "..음.." (의외로 이건 모르네)
얏호! 이걸로 오늘 상황종료.

'스리랑카'가 아프리카에 속해있는줄 알았는데 인도 아래에 위치해서 아시아에 속한줄 오늘 알았네. 헐~
그리고 하나 더, 스리랑카는 수도가 두개인데 '코테'는 정치적 수도 이고 '콜롬보'는 행적적 수도다.


2010년 3월 5일 금요일

'9번 류승민'

얼마만에 가보는 초등학교인가? 졸업후 처음이지 싶다.
학부모의 입장으로 가는 초등학교가 이런 느낌인가? 라는 생각도 잠시 교실을 찾아 가는데 마치 방학중인것처럼 스산한 분위기에 깨끗하지 못한 복도, 세면대, 화장실. 1학년들 이라서 그런가?
교실 내부의 책상, 의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쇠와 플라스틱이 결합된 차가운 모습과 여전히 분필을 쓰는 칠판, 낡은 디지털피아노, 프로젝션TV를 보니 근 30년의 세월이 무색하다.
E-교과서를 통한 첨단 교실의 모습은 아~직 요원한 듯 하다.
교실을 둘러보다 보게된 출석부에서 발견한 '9번 류승민'.
번호가 적힌 이름을 보니 잠시 마음이 흔들린다.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은듯한..

잠시 후 담임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을 만나뵙고 홈스쿨링에 대한 나의 생각과 계획을말씀 드렸다.
담임선생님께선 처음듣는 듯 생소해 했지만 교감선생님은 장학사를 8년동안 지내신 분이라 그런지 개념은 알고 계신듯 하다.
첫인상(?) 과는 다르게 교감선생님께서 시원시원 풀어주셔서 내심 놀라기도 했고, 부모의 확고한 신념을 느끼신듯 생각보다 쉽게 수긍하고 배려 해 주셨다.
그간 마음 한구석에 부담으로 자리잡았던 학교문제를 해결하고나니 시원하면서도 이제 확연히 실체를 드러낸 '의무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2010년 3월 1일 월요일

'한국을 빛낸 위인들..'

내 기억으론 초등학교 때인가? 꽤 오래전인것 같은데 요즘 승민이가 한참 즐겨부르며 외우는 노래다. 위인 100명이 순서대로 나오는 걸로 기억하는데, 3절까지 외워서 신나게 부른다.
옆에서 귀동냥 하던 영민이도 흥얼거리며 따라부르는데, 배꼽을 잡게한다.
"아름다운 이땅에 금수강산에 '당근'할아버지가 '턱'잡으시고, 홍익인간 뜻으로 나라세우니..중략.. 알에서 나온 '힉'거세"ㅋㅋ

짐보리 수업시간에 '특별한 아이'라는 주제로 얘기를 듣고 자기만의 특별한 장점을 발표하는 시간,
두 번째로 힘차게 손을든 영민이 "저는 머리숱이 작아서 특별해요" ㅎㅎ
영민이는 머리숱이 적은것도 장점인줄 아나보다. (저 긍정적인 사고방식, 머리땋을때 거울을 보며
자기 얼굴에 어쩌면 그리 만족을 하는지..요즘 좋아하는 책도 '신데렐라''엄지공주'다)
내겐 승민이도 특별하지만, 영민이는 더 특별하다. 하는짓(!) 하나하나 어쩌면 고만한 나이답게 행동하는지, 웃음을 주는 특별한 존재.

신학기 전에 갖는 마지막 휴일을 맞아 애들과 영화한편 봤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3D 애니메이션인데 재미도 있고 좋았다.
90분짜리 영화인데도 승민이는 집중해서 잘보는데, 영민이의 몰입시간은 10분이 한계다.
터울도 많지 않아 성격이 비슷하면 데리고 다니기도 편하고 좋을텐데, 어쩌면 저리도 다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