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9일 월요일

'休日'

얼마만에 쉬는 일요일인가.
2월 마지막주 부터 계속 일했으니 근 한달만에 맞이하는 휴일이다.
대체휴무도 본격 논의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 같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주 5일 근무는 커녕 매주 한번 쉬기도 힘든게 현실이다.
배터리가 달린 모든것이 재충전해야 비로소 온전히 작동하는데 사람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각설하고, 아침 잠결에 승민이가 "아빠, 구몬 하고나서 닌테도 해도 돼?" 묻는다.
마침 어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사촌형 '유훈이'가 집에 와서 머무는 중이다.
매주 거르지 않고 오다시피 하는데 그 이유인즉 "이모부! 승민이는 저를 제일 좋아하잖아요~ 근데 제가 안온다고 하면 얼마나 슬퍼하겠어요." 라는 유훈이에게는 무림고수의 절대비급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닌.텐.도'
아무리 내 어린시절을 추억해 보고 그 때의 느낌으로 바라보아도 단지 화면하나 더 달린 단순?하고 심지어 조악(순전히 내 관점이다)하기까지한 게임기에 불과한데 그렇게 열광하는 걸 보면 참~ 화려한 그래픽과 큰 화면과 같은사양이 그리 중요한 사항은 아니지 싶다. (스타 2가 기대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인가? 바보야! 문제는 콘텐츠야)
물론 게임기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는 아이들을 그냥 두고만 보는 그리 개념없는 부모는 아니기에 닌텐도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일주일중 주말에 한해 한시간만..(짜다)
아쉬워해도 어쩔 수 없다. 원칙은 원칙이니까. (원칙을 정하는 사람은 정말 편하겠다. 그래서 권력에 취하면 눈이 머는걸까?)
쩝쩝, 아쉬워 입맛을 다시는 얘들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그건 바로 '등산'.
집 뒤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왕복 2시간정도 소요되는 산행을 얘들과 다녀오곤 했는데 처음엔 힘들고 짜증내던 얘들이 어느순간 자기네들이 먼저 도대체 산에 언제 가냐고 조르곤 한다.
특히, 영민이가 그러한데 그 이유가 가관이다. 어느 산악인의 말처럼 그곳에 산이 있기 때문에 오르는게 아니고 그곳에 라면이 있기 때문에 오르는 것 같다. 굳이 한가지 더 꼽자면 산에 오르기 전 슈퍼에 들러 자기가 원하는것 딱 한가지를 골라 가지고 갈 수 있는 즐거움. (이유가 다 먹는거다 --; 이건 뭐니? 못먹고 사는것도 아니고..)
룰루랄라 콧노래 까지 흥얼거리며 마치 자기가 돈 내는 마냥 슈퍼에서도 오빠들에게 한가지씩 고르라고 생색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매번 예정시간에 출발하진 못한다. 휴~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건데) 산에 오르는데 늦은 출발을 만회하려고 다소 가파르고 험난하지만 빠른 길을 선택한게 발등을 찍게 될 줄이야. 정확히 출발 5분만에 두 그룹으로 나눠지고 말았으니,
선두그룹 : 류학현(당연하고), 류승민(역쉬!) 그리고 정재경(말이돼?)
처진 그룹 : 김연수(자기말로는 magic에 걸려서), 김유훈(실망이다. 현란한 입놀림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한다), 류영민(한손에 먹을걸 꽉 쥐고 거기에 신경쓰느라)
이 셋을 어르고 달래서 오르다 보니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정상에 아니 매점에 도착했다.

오르는 동안의 모든 괴로움은 먹는 즐거움으로 치환되어 행복한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하나씩 들고 하산.












내려오는 길에 피어있는 벚꽃도 한컷.









집에 돌아오자 곧바로 수영장으로 직행.
수영후 상사댐으로 '연'날리러 출발~
오후 늦은 시간인데다 댐 위라서 바람도 많이 불고 다소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즐겁게 연을 날렸다. 학현이만 빼고(혼자서만 비싼 이천원짜리 얼레를 고르더니만) ㅋㅋ행복해 하는 얘들을 보니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도 창공을 가르는 연처럼 훨훨 날아가버린것 같다.

'동영상1' 유훈아! 위험하다니까.. 해매는 학현이..

'동영상2' 재경아, 연은 바람이 불어야 난단다..

'동영상3' 영민이는 추워요~~ 용량이 크니까 감안하시고..클릭!

가만 그러고 보니 내가 행복한거야, 얘들이 행복한거야? 영상속에서는 나만 신난것 같은데, 그런거야? ^^

댓글 4개:

첼리스트 쩡~ :

네~형부만 신나신것 같아요~~ㅎㅎㅎ
왜그러셨어요~~왜그러셨어요~~~(어깨 들썩들썩)
참..저 위 사진을 보아하니 산 정상에서 먹는 주전부리들,,
정말 꿀맛이겠어요~아고고~침넘어 가요~@.@
근데 울영미니 완전 집중하구선 혼자 젤 욜찌미 먹고
있는것 같네요~~짱~!!!

tomyou74 :

뾰로롱~~ 엿.장.수
"모든 길은 음식으로 통한다"
아마 영민이 신조 아닐까??

지워니^.~* :

ㅎㅎㅎㅎㅎㅎ 영민이의 신조^o^
표현이 넘 잼나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훈훈함을 느끼고 갑니다
자주 놀러올게요^-^*

tomyou74 :

자주 들러서 좋은말씀 많이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