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9일 목요일

'사촌동생 정영수'

"인생은 비눗방울이나 마찬가지야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가다가 문득 '팟'하고 터지고 말지. 사라지는 순간 생각해보면 '훨씬 더 하늘 높이 날 수도 있었겠다.' 싶지만.... 그걸 깨달았을 땐 이미 늦은 뒤지." -銀魂-

영수는 좀 특별한 동생이다.
"아빠, 저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던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한 사춘기 소년 영수..
공부를 잘하는 자식을 둔 여느 부모들은 그 자식이 서울대를 가고 판.검사가 되고 의사가 되길 바라겠지만 "그래.. 생각해보자"며 애써 담담했던 삼촌 그리고 숙모.
한창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야 할 시기에..
얼마나 힘든 결정이었을까?? (그때는 나 또한 어린 나이라 짐작만 할 뿐 잘 몰랐었는데, 두 아이의 부모가 되어 생각해 보니 정말..정말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그렇게 영수는 미국으로 갔다.그리고 자신을 믿어준 부모님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아이비리그에서도 가장 경쟁률이 높다는 '코넬'대학에 당당히 입학, 3년만에 조기졸업한 뒤 6개월만에 또다시 석사논문을 통과하는 놀라운 성취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단기간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경우가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라고 한다.)
그리고 최근 박사과정을 준비하기위해 서울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서류만으로도 담당교수로부터 직접 합격을 통보받았으니 역시, 능력을 갖추고 볼일이다.)

어제 서울로 올라가기 전 인사차 들른 영수와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함께했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않게 공손하면서도 할말은 차분하게 조곤조곤 얘기하는 모습이 정말 듬직하다.("참~ 바르게 잘 컸다고" 재경이와 처형의 입에 침이 마르지 않는다.^^)
승민이도 이제는 삼촌이 낯설지 않은지 옆에 딱 붙어 친한 척이다.

이제 또 언제 볼까? 기약은 없지만 또 얼마나 커버린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나타날지 기대가 자못 크다.

"영수야! 항상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좋다. 크~게, 멀~리 보며 멋지게 살아가길 바란다. 화이팅!!"



추신
어디쯤일까..?
'나'라는 비눗방울은..
설마.. 이미 '팟' 하고 터져버린건 아니겠지?
먼 훗날... '팟' 하고 사라지는 깨달음의 순간..... '후회없는 삶' 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2010년 4월 26일 월요일

'긴~~하루'


SCENE 1.

오전에 간단한 비행교육을 이수한 후 실제비행을 위해 놀이터로 GO GO!

'처녀비행 1' 생일선물로 받은 헬기 첫 비행이에요~^^ "으윽!!"
'처녀비행 2' 소심한 승민이.. "쑥 올려!~ 더 올려!!"
'처녀비행 3' "거봐, 되잖아~"
'유훈이의 시범' 옆에서 지켜보던 유훈이, 답답한지 시범을 보이겠다며.. (초보긴 마찬가지면서^^ 근데, 의외로 잘한다?!) "잘하네, 유훈이는.. 역시~"
'승민이의 처녀비행' 형에게 코치도 받고..감~ 잡았어! "승민아, 첫 비행 멋지게 성공한 걸 축하해~~"

그.러.나

좋은 날씨와 시계 100%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비행과 미숙한 조작으로 결국.. 추락.. 반파됐다. ㅠㅠ (그래도 승무원 전원 무사하니 다행이군. ^^;)






SCENE 2.

무사히 귀환한 승무원을 데리고 점심을 먹기위해(응?) 산으로 GO GO!

날씨는 좋은데 기온이 높아 오르는 동안 좀 힘들어 한다..
곰곰히 생각하다.. 역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
"오래 버틴 사람만 아이스크림 먹을거야~"









엇! 두번 경합한 결과 두번 다 영민이가 1등!!
먹는게 걸려있으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구나..ㅋㅋㅋ



안타깝게 2등으로 아이스크림을 못먹게 된 유훈이.. "이모부, 저는 그냥 황도 먹을께요"(허걱! 이봐, 황도가 더 비싸다구~ㅠㅠ)

영민이가 제일 무서워하는 '들쥐 할머니'집 앞에서 한장.

하산길에 유훈이가 자기가 고안한 안전한 산행법 이라며 자못 진지하게 설명한다.



"이 모든것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되요.." 흠..... 나중엔 물 위에서도 뛰겠구먼. ㅡㅡ;;
"근데, 유훈아! 그냥 뛰는거랑 별반 차이가 없는거 같은데?"
게다가, 축지법은 어떻게 하고 신호등에 걸려서..ㅋㅋ





SCENE 3.

승민이 생일 축하해주려고 모두 모였어요~
유훈이형이 꼭 참석해야 된다고 해서 부득이 일요일인 오늘 생일파티를 열었네요.
좀 늦었지만 "승민아~! 생일 축하해~~^^"








'생일축하합니다~' "영민아, 노래 좀 부르지??" (저 아이스크림 벌써 세 번째다..)
'아이폰 촛불'도 불고 (촛불시위부터 생일축하까지.. 요즘은 아이폰이 대세야!^^)








사랑이 듬뿍 담긴 생일카드도 받고

무슨, '신데렐라'야? (아디다스 신발의주인을 찾아서..)
억지로 신기는 재경이와 괴로운(?) 승민이. ㅋㅋ


오늘 하루 정~~말 길었다..^^;


추신
아픈몸을 이끌고 좋은 사진을 위해 노력해 주신 '정정열' 작가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나중에 승민이 결혼 사진도 OK? ^^

2010년 4월 25일 일요일

'Thriller!'

요즘 새벽에 잠도 깰겸 연한 커피를 즐긴다.
이젠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자판기 커피는 일절 입에 대지 않지만(그로인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한다. 권하는 사람이 왜 그리도 많은지..) 원두커피는 그 향과 씁쓸한 맛이 좋아진다. 물론 연한 블랙일 경우만..
커피향에 취해 우아하게(?) 식빵 쪼가리를 뜯으며 이오덕 선생님의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를 읽었다.
한참, 감탄하고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갑자기..) Michael Jackson의 'Thriller' 뮤직비디오가 보고 싶어졌다.
아주 오래전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때이지 싶다. 그 당시엔 영상물이 귀한 때라 해외 뮤직비디오를 볼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치 않았다.
기껏해야 '쇼 비디오 쟈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매주 한 두 편씩 틀어줄 때 보는게 전부였다.(그마저도 방송시간을 놓치면 방법이 없다)
그나마 고등학생때는 '장미빛인생'이나 '브로드웨이'에서 원하는 음악과 비디오를 신청해서 보는게 그 나이때 가질수 있는 큰 즐거움 이었다.
가끔은, 그 당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던 DJ중 한 분이 삼촌과 친하다는 정보를 듣고 난생 처음 청탁을 통해 보고싶은 뮤직비디오 테잎을 빌려와 마음껏 보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뮤직비디오가 바로 '이것'이다. (이제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거의 원하는 모든걸 보고 들을 수 있으니 참... 앞으로는 또 어떤 놀라운 일이 생길까?)

이 새벽에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사람의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니 참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도대체 그 편견이라는게 무엇이길래 무모한 성형수술을 수없이 되풀이 했던걸까? 치명적인 부작용도 감수한 채..
태생은 미국인 이지만 백인이 아니라는 한계에 얼마나 많이 좌절하고 상처받았으면 최고의 반열에 오른 그 순간에도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멈추지 못했을까?
결국, 한 인간의 비뚤어진 현재의 생각과 행동은 어린시절과 사춘기때 느꼈을, 그러나 결코 변화시킬수 없었던 환경과 욕구에 대한 피해의식의 발현인가.. (일종의 보상심리나 콤플렉스 같은?)

각설하고,
중간에 등장하는 역동적이고 독특한 좀비들의 군무!! 착착 맞아 떨어지는 절도있는 동작.*.*
이런류의 영화를 볼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거기 어느틈에 비집고 들어가 그들과 하나가 되고픈 마음에 가슴이 뛰고 기분이 업! 된다.
실제로 고2때 그 안무를 그대로 도입해 무대에 선 적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아찔하지만. (왜했어~왜했어~~ ㅡ_ㅡ;;)
만약, 내가 춤에 소질에 있어서 그 작품을 멋지게 소화했더라면 지금쯤 나는 아마.. 음... 브로드웨이에 있지 않을까?ㅋㅋ (하지만, 몸과 마음이 완전 따로 놀았다는.. ㅠㅠ)
근데, 객관적으로 볼때 절대 좋다고 볼 수 없는 환경과 생각을 가진 마이클은 어떻게 최고가 될 수 있었을까? 최고가..?
특별한 교육을 받은것도, 다양한 경험을 한것도 아닌데..

언제가 본 '유근이' 기사가 떠오른다.
그 중 가장 가슴에 와닿은 유근이 아버지 얘기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뭔가 좀 바꿔보자는 겁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서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 유근이 또래 60만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워서 등수를 정하는 게 아니라, 각기 다양한 재능과 적성을 가진 아이들을 옆으로 세우는 겁니다. 그 아이들이 미래에 60만 가지 재주를 가진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말이죠. 막말로 박세리, 박찬호 선수가 공부를 잘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2010년 4월 24일 토요일

'Dumbing Us Down' by John Taylor Gatto

"동료들과 유대관계가 중요시되는 공직사회에서 동료권유를 마지못해 따랐다가 X파리를 만나고, 만원짜리 점심이 5만원짜리 저녁이 되었다가 20만원 짜리 술자리가 되고, 5만원 짜리 선물이 30만원의 촌지가 되고 100만원의 뇌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도 오랜 검사생활을 하면서 완전히 당당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젊은 시절에 자신에게 더 엄격하지 못하고 당당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됩니다. 젊은 검사님들은 더 엄격하고 당당해지셔서 후회없는 늙은이가 되시기 바랍니다"
내가 following 하는 최영호 변호사님이 최근 트윗에 올린 글이다.

요즘, 스폰서 검사(일명 色검) 문제로 떠들썩 하다.
PD수첩을 보는 내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기가 참 힘들었다. 아니, 정말 두렵고 무서웠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행태, 말투, 생각..
도대체,어디서 이런 怪物들이 나온걸까?

"충분히 오랫동안 괴물들과 싸우는 자는 그 자신이 괴물이 되지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승민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결심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었을까?
교육을 어떻게 시키지? 어떤 커리큘럼이 좋을까?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지? 남들 다 학교가는 시간에 도서관에 가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의무교육인데 어떤 불이익이 생길까? 등등
사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선 이상하리만치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사회성'에 관해서는 쉽게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또래와 동떨어져 지낼경우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생길거라는 일반적인 '통념'말이다.
그런 와중에 접하게 된 이 책은 나에게 진정한 '사회성'의 의미를 일깨워준 멘토와도 같은 책이다.

주는 괴물, 받는 괴물, 부러워하는, 당연시하는, 비굴한, 비겁한, 체념하는, 복종하는 괴물 괴물 괴물...
다양한 괴물들이 출몰하는 이 시기에 저자가 그토록 전하고자 했던 '사회'와 '교육'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이 책은 '존 개토'가 지난 26년간 뉴욕에서 교사생활을 하며 절감한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1990년, 91년 '올해의 교사'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연설문의 형태로 발표한 것이다.

사회(Community)는 무엇이고 또, 조직(Network)은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존 개토'는 이렇게 얘기한다.
"조직의 목표는 모든 것을 통제하고 획일화 하는 것 입니다.
또한, 조직이 사회와 다른 점은 인간들로 하여금 아주 좁은 범위에서만 관계를 갖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범위는 한 가지, 또는 기껏해야 몇 가지 안 되는 공통점에만 근거를 두게 됩니다.
그런 빈약한 연결고리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속해있는 조직이 진짜 사회와 너무나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사회적, 심리적 욕구가 그러한 조직에 잘 적응함으로서 충족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소외된 삶을 감수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여러가지 형태의 조직 활동 가운데 하나를 골라 인위적인 융화를 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위적 이라는건 언뜻 보기엔 견고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취약한 것이며 치밀하게 짜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결합은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조직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전인격적 인간을 필요로 하기보다 인간을 분해한 조각들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기능하는 사람들은 조직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을 억누르도록 요구받습니다.
아주 부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사람들은 어느 정도 길들여질 수는 있습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조직은 제한된 범위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능률적으로 충족시켜 줍니다.
이것은 사실 악마와의 거래와도 같은 것입니다.
장래의 특정한 이익을 위한 대가로 현재의 전인격성을 내놓은 것이니까요.
이런 거래관계를 많이 가질수록 그 사람의 인격은 여러 개의 전문화된 조각들로 쪼개지게 됩니다.
그 어느 조각도 진정한 인간성을 담을 수 없게 되고 그리고 이 조각들을 다시 조합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지지 못하게 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이것이 조직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운명입니다.

또한, 지나친 조직 활동으로 인한 인격의 파편화는 인간성의 퇴화를 초래합니다.
조직 속에서 인간의 행동은 마치 줄거리가 잘 짜인 대본에 따라 움직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자꾸만 닮아가게 되고, 그런 위선을 통해 얻은 조직 속에서의 친밀감이란 진짜 사회에서와는 달리 지속적인 힘을 갖지 못합니다.
조직 생활의 가식 밑에서 진정한 사회를 잃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조직은 그 구성원들의 인격의 집합이 아니고, 구성원들의 인격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목적이 아무리 이성적이고 선의에 기초하고 있더라도 인간의 개별적 목적이 갖는 독창성과는 깊이 화합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조직에 속한 사람이든, 아무리 전화벨이 자주 울리는 사람이든 조직활동을 아무리 많이 모아놓아도 온전한 사회에 속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대기업, 기숙사, 군대, 병원, 공공기관 같은 제도적 집단의 사회적 성격을 고찰할 때 그런 집단들이 원래 사회가 아니고 조직일 뿐이라는 사실을 흔히 간과하고 지나갑니다.

더불어 학교와 같은 조직도 사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19세기 독일에서 유치원을 창안한 '프리드리히 프뢰벨'이 유치원을 생각해낼 때 '아이들을 위한 정원'을 그린 것이 아니라, 교사를 정원사로, 아이들을 화초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유치원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가로막는 도구로 탄생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은 비민주적 의도를 함축한 것으로서 인간의 다양성을 제거하고 그 다양성의 원천인 가정을 억압함으로써 국가적 통일성을 조작해내는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12년이라는 시간을 독점함으로써 가르치고자 하는 주된 목적이 뭘까요?
설마 그 중 몇몇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아닐거고 효과나 제대로 있을지도 의심스럽지만, 설령 그런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제정신을 가진 어떤 사람이 이런 교육을 제대로 된 교육이라 하겠습니까??
하지만 경제적 성공을 위한 준비를 주된 목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어 돈을 잘 벌고 많은 걸 소유하게 되는게 성공하는 인생이라는 주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겁주고 통제하기 쉽게 만들어 온게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가진 시간의 대부분을 가둬놓음으로써, 같은 나이 또래의 아이들을 저희들끼리만 묶어놓음으로써, 사고의 시작과 끝을 종소리로 통제함으로써, 여러 아이들에게 똑같은 주제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방법으로 생각하도록 강요함으로써, 고기에 등급을 매기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등급을 매김으로써, 그리고 그밖에도 수십 가지 천박하고 우매한 방법으로 학교라는 조직은 사회의 생명력을 훔쳐내고 추악한 기계론만을 심어놓습니다.
그런 조직 속에서 인격을 손상당하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이들도, 교사들도, 행정가들도, 학부모들도..

교육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든 그것은 독창적인 인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어야지, 틀에 맞춘 인간형을 찍어내는 것이어서는 안됩니다.
커다란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창의성을 심어주고 자기 인생에 지표를 삼을 가치관을 세울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 자신이 있는 장소, 자신이 함께 하는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도록 정신적 풍요로움을 키워 주어야 합니다.
세상에 중요한 일들이 어떤 것들이고, 사람이 살고 죽은 의미는 무엇인가를 알게 해 주어야 합니다."

어쩌면,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괴물들의 생태계 속에서 '내 아이도 언젠가..?'라는 끔찍한 생각은 나에게 실천할 수 있는 아니, 해야만 하는 하나의 이유였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나를 한없이 슬프게 만들기 때문에..


추신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이런 반체제(?)적 사상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두 번씩이나 '올해의 교사'상을 수상할 수 있었을까? 역시 미국이라는 나라는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맨 뒤에 작가의 후기를 보고 실소를 금할수가 없었다.
상을 준 교육 관료들은 수상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설마 이런 내용의 연설문을 발표하리라 상상조차 못했었고, 눈뜨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발표는 끝나고 삽시간에 매스컴을 통해 퍼져나가 손을 쓰지 못했다는.. 그 뒤 수 만의 가정이 게토의 생각에 공감하고 또, 행동하고 있다.







2010년 4월 21일 수요일

'당해도 싸지, 싸'

요즘 영민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 우리 세 식구에게..
승민이를 초등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얘기에 당신만의 스타일로 반대 하시다가 이제는 마음이 편안해지신걸까? 그 뒤로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신다. (하긴, 아들 성격을 아신다면야..)
오히려 점심때가 되면 승민이에게 밥 먹으러 오라는 전화를 자주 하신다.
손이크신 어머니는 항상 푸짐하게 음식을 준비하시고 또, 그때그때 바로 만들어서 내놓으시기 때문에(마치 한정식을 먹는것 처럼 식사중에 새 음식이 계속 식탁에 놓인다) 먹는 사람은 이 보다 좋을수 없겠지만 힘든 준비과정을 뻔히 알고있는지라 정말이지 고생을 사서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몸이 힘들면 대충하실만도 한데, "아프면 못해줄텐데, 몸 건강하고 할 수 있을 때 잘 해줘야지.."라며 항상 최선을 다하신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 마음은 정말 위대하다ㅠㅠ)
음식을 준비한 사람에 대한 최고 예우는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잘 먹어주는 것 이겠지만,
어른밥(엄마표현)을 먹는다는 승민이의 왕성한 식욕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면 항상 "할머니,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행복해하는 표정도, 주욱 옆에서 지켜 보시며 손주가 마냥 예뻐서 어쩔줄 모르는 모습이다. (그 덕에 재경이도 호강한다. ^^)
그런 행복한 순간, 영민이는 어디있지? 아! 어린이집에서 밥 먹고 있겠구나. (사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어련히 잘 먹고 있겠지. ㅋ)
근데,
영민이는 알고 있을까? 오빠가 엊그제 할머니 집에서 '소등심'을 그렇게나 많이 먹었다는 사실을..
영민이는 알고 있을까? 오빠가 엊그제 할머니 집에서 '삼겹살'을 그렇게나 많이 먹었다는 사실을..
영민이는 알고 있을까? '바지락국'을 '돼지고기 김치찜'을 '꽃게탕'을.....

때론 시간이 너무 늦어서, 때론 엄마가 피곤해서, 이 핑계(?) 저 핑계로 맛있는 것 먹자는 자기의 요구사항이 묵살된 이유가 다름아닌 낮에 세 식구 너무 많이 먹어 배가 안꺼져서 그랬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웬지 영민이가 짠하다..는 내 말에 재경이는 "괜찮아, 평소에 잘 먹으니까!" 한마디로 일축한다.
그렇다. '평소에 잘먹는' 영민이는 앞으로도 쭈~욱 왕따 당할것 같다. ^^;


사실, 이 모든게 돌려서 말할 줄 모르는 영민이의 솔직함이 부른 사태다.
"영민아, 할머니가 맛있는거 해줄테니까 서점으로 와~" "안해요, 지금 맛있는거 먹고 있는데요?"
"영민이는 아빠 없어도 잘 살 수 있어?" "응. 나 혼자도 잘 살아, 나도 결혼해서 엄마 아빠처럼 잘 살면 되지~이"
"영민아! 왜 내 물건 허락도 없이 니 마음대로 하냐?" "아~~왜~에, 나도 쫌 하자."

할머니집엔 배부르면 절대 안가고, 결혼할 사람도 이미 정해놨으니 출가는 시간문제고,
오빠 물건은 같이 쓰고 자기 물건은 혼자만 쓰니
당해도 싸지, 싸. ㅋㅋ

2010년 4월 18일 일요일

'오!~ 놀라워라'

사람의 성격과 재능은 타고나는걸까?
심혈관계질환이나 암과 같이 가족력과 상관관계가 높은 질환은 오랜 시간 함께한 생활 환경, 식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왜? 같은 부모를 통해 같은 곳에서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고, 같은 음식을 먹는데 성격이나 재능은 상관관계가 낮을까??
지금까지 숱하게 지켜보고 또 생각해봤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다. (뭐 여러가지 연구결과가 있지만 100% 장담할 수 있는가?)

그런 내게 또 다른 독특함을 보여준 애가 있으니 바로 '윤지'다.
마지막으로 '세라'를 만난게 작년 여름쯤이었으니까 채 일 년을 못채우고 다시 만났음에도 그사이 부쩍 자란 윤지는 또 한번 놀라움을 안겨줬다.
세 살에 불과했던 작년에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그리 살갑게 구는지.. 수줍음 하나없이 천진난만한 얼굴과 목소리로 거침없이(?) 말을 건네는 윤지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나는 그만한 아이가 그렇게 행동하는걸 본적이 없다. 심지어 유훈이조차도..(어찌나 적극적인지 저보다 어린 아이들 챙기는걸 너무 좋아하는 영민이 조차 당황해서 한동안 아무말 못하고 코만 벌렁거렸다는..ㅋㅋ 오!~ 놀라워라)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조용조용 진중한 윤지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머리속이 더욱 복잡해졌다. (무조건 아빠쪽은 아닌데..그럼 세라?)
신랑이 직장을 제주도로 옮기면서 시작된 아는사람 하나 없는 타향살이에 많이 지치고 우울해 하던 모습이었는데..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윤지와의 수다(?)로 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걸까?
근데, 윤지랑 있으면 우울할 틈도 없을것같은데 괜한 엄살 아니야?
혹시, 위로주 한잔 얻어먹으려고.. ㅋ (세라야! 다음엔 꼭 너 좋아하는 안주에 한잔하자 ^^)
여튼, 주위에 기대되는 애들이 한명 한명 늘어간다.

'앞섬'도 중요하지만 '다름'은 더 중요하니까..


어느새 책이 늘어 책장을 하나 더 마련했다. (하루종일 책에 묻혀 지내는데 집에 와서도 책 정리네..ㅡㅡ;)
이제부터 자기책은 각자의 책장에 스스로 정리하라고 했더니 아침부터 열심히다.
'스스로'는 올해 내가 주안점을 두고 가르치는 습관이기에 못미더워도 진득하게 기다려본다.....



2010년 4월 17일 토요일

'모형 헬기.. 진짜 헬기?'

오는 22일이면 승민이가 여덟번째 생일을 맞는다. (Happy Birthday!!*v*)
어휴~ 그새 여덟살이 됐어? 정말이지 말 그대로 획~ 하고 지나온것 같다.
무슨 선물을 해줄까 고민하다 며칠 전 '미술로 생각하기' 에서 공룡 그리는 수업을 했다고해서 공룡과 관련된 선물을 해줄까 싶은 요량으로 "승민이는 무슨 공룡을 가장 좋아해?"라고 묻자 "난 공룡 안좋아하는데? 무슨 티라노사우르스 같은거? 알로사우르스, 트리케타톱스 음.. 이름만 알아"하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작년 언젠가 어린이집에서 "땅에 씨앗을 심으면 무엇이 나오는지 그려보세요"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주저주저 망설이다 결국 30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를 염려한(발달장애로 생각하셨을까?) 선생님께서 직접 전화로 걱정을 전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 밤 승민이에게 슬며시 그 이유를 물어보자 "나무가 너무 많은데 어떤 나무로 클지 몰라서 못 그렸는데.." 하며 말꼬리를 흐린다. (어떤 종류의 씨앗인지 특정지어 말해주지 않아서 그건것같다)
이렇듯 관심이 없거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전혀 모르는 것 처럼 딴청을 피우거나 양어깨를 들먹이며 "몰라"혹은 "아니" 이런 단답에 그치던 예전과 비교하면 천양지차지만..

대부분의 제 또래 남자애들이 좋아하는 공룡, 로봇장난감, 무슨 블레이드하는 팽이류 등.. 친구들이 가지고 놀면 저도 갖고싶은 마음이 한번쯤 생길만도 한데 승민이는 도통 관심이 없다. (지금껏 사달라고 떼쓰거나 말 한번 꺼낸적이 없다)
내가 그맘때에는 각종 탱크, 비행기, 총, 로봇 등 프라모델 조립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틈만나면 책에서 본 로봇 설계도를 따라 그리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었는데(당시 부모님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있던 족집게 '안사주'의 예언(?)대로라면 진즉 공학자가 되어 로봇 정도는 만들고 있어야 하겠지만 사주와는 안맞는 일을 하고 있으니 사주대로 안사는 '안'사주인가?^^;)
생일선물로 뭘 받고 싶냐고 물어보면 보나마나 스케치북이나 고무찰흙, 색종이 중 하나일게 뻔하고..
하지만 올해는 집초등학교(승민이가 지은 신조어)에 입학한 첫 해 이기도 하고.. 뭔가 의미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문득 왜, 영화에서 보면 근사한 정원을 배경으로 멋지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하는데 갑자기 '두두두' 소리를 내며 어디선가 모형헬기가 등장하고 두 사람의 머리위를 호버링 하는순간 사랑의 메세지가 적힌 플래카드가 펼쳐지는 그런 장면이 떠올랐다. (날것에 대한 판타지 였을까?)
바로 이거야! 쾌재를 부르며 당장 주문을 했더랬다. (아이폰 구매할때 얻은 교훈으로 나는 이미 상당수준의 Satisficer로 변해있었다. ㅋㅋ 이렇게 쉬운걸..)

다음날 물건이 도착하고 두둥, 커다란 케이스에 든 작고 귀여운 헬기와 묵직한 조종기를 보며 아이처럼 들떠서 충분한 시뮬레이션도 없이 실전훈련에 돌입하길 며칠..
근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이걸 초등학생이 가지고 놀수 있을까??)
작은 프로펠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협적인 소리와 바람도 그렇지만 쉽지않은 조종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움직이다 여기저기 부딪쳐 추락하기를 몇번.. 결국 일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프로펠러와 동체 일부가 파손된 것이다. (허걱!)
생일파티때 Surprise! 등장시켜 기쁘게 해주고 싶었는데..(ㅠㅠ)
자체 수리도 불가능한 상태라 할수없이 A/S 보냈다.. 시간도 얼마 안남았는데 이거 어쩌지..
설사 운좋게 빨리 수리되어 와도 걱정이다.
생일파티 장소인 VIPS. 멋진 조명아래 여기저기 우아하게 접시를 들고 음식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 한쪽에선 한무리의 아이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짜잔~등장하는 헬리콥터!!
모든이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멋지게 자세를 잡고 승민이를 향해 부드럽게 움직이는가 싶더니 별안간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며 홀 한가운데로 돌진하더니 음식이 담긴 테이블에 사정없이 처박힌다.
와장창 접시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흩어지는 음식,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괜한짓을 왜 했냐는 듯 나를 원망하는 눈빛.. 조롱섞인 웃음..
생각만해도 끔찍한 광경이다.

승민아! 아무래도 이번 생일엔 어려울것 같다. 그냥 박스채 줄테니까 그럴려고 했었다는 아빠의 마음만 받아다오..쩝


추신
혹시 아나, 아주 나중에 음... 내 환갑잔치때쯤(?) 승민이가 직접 헬기를 타고 등장해서 "아빠! 생신축하드려요. 선물로 그냥 헬기 한 대 샀어요. 엄마랑 가고싶어했던 히말라야 한번 다녀오세요."라고 말할지. ㅋㅋㅋㅋㅋ^^




2010년 4월 16일 금요일

'I want to be a satisficer!!'

나 같은 'Maximizer'는 세상을 참 피곤하게 산다. ^^;
무언가 새로운 물건 하나라도 구입할라치면 반드시 최고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최종결정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번민과 고뇌에 빠져든다. (물론,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선 좌우고면 하지않고 쉽게(!) 결정을 내릴수 있는 축복받은 satisficer들은 예외다.)
그렇다고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내린 결정에 100% 만족하는가? 장담하지 못하겠다.
카페나 동호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의 리뷰나 사용기라는 이름으로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을 보면 냉철하고 공정한 분석은 차치하고 그 진의조차 의심케하는 함량미달의 글들이 얼마나 많은지..(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그런 사람들의 얘기조차 신경쓰이는게 사실이다.)

혹시, 퍼즐과 미스터리의 차이를 아는가?
글레드웰은 '엔론'사건을 예로 비슷할것만 같았던 두 개념 사이의 엄청난 간극을 명확히 깨닫게 해준다.
나중에 밝혀진 내용이지만 엔론의 회계부정사건은 모든 정보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심지어 담당 회계법인인 아서앤더슨 조차!)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음직한 스무고개와 같은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정보의 절대량이 중요하다.
간혹 운좋게 몇번의 시도만으로 해답을 맞추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질문 즉, 정보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미스터리'의 경우는 바로 그러한 정보의 양이 오히려 문제다.
감당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넘쳐나는 정보들은 문제의 해답을 구하는 단초를 제공하기는 커녕 정보자체의 옥석을 가리기조차 힘든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우리를 내몬다.

<크로스>의 저자 진중권씨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법을 이렇게 얘기한다.
'흔히 우리는 정보는 해독이 중요하고, 검색은 부차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보가 희귀하던 시절의 낡은 습관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정보는 더 이상 희귀하지 않다. 외려 현대 대중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익사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정보 하나하나를 해독하는 능력보다는, 그렇게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정보에 성공적으로 접근(access)하는 능력이다.'

그렇다!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 바로 이게 핵심이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나는 어디서 그러한 정보를 얻고 있는가??


추신
철없던 어린시절 퍼즐로만 생각했던 인생이 시간이 흐를수록 미스터리에 가깝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2010년 4월 14일 수요일

'이렇게 해도 되는것인가??'

하루면 참 많은 사람들을 '고객'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게 된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그 정도 오랜 시간이면 면면을 다 알만한데, 처음 대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다양한 얼굴들 만큼이나 성격이나 행동도 각양각색인데 늘 개중에 몇명이 문제다.

'로드니 킹 구타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로스엔젤레스 경찰들의 성향이 통계적으로 종 모양의 '정규분포곡선'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즉, 양 극단에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쁜 소수의 경찰관이 있고 가운데에 문제가 있는 경찰관이 다수 분포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가운데에 위치한 다수의 경찰관에 대한 엄격한 선발 및 교육 강화를 통해 사고 발생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워런 크리스토퍼'가 이끄는 특별위원회의 조사결과는 달랐다.
크리스토퍼 위원회의 보고서에는 문제를 일으키는 경찰관이 극단에 집중된 양상을 나타냈다.
이들은 현행 선발 방식으로는 걸러지지 않았고(채용해서 경험 해보지 않고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다수를 위한 보편적인(물론, 강화됐다고 하지만)수준의 교육으로는 교화가 힘들었다.
이런 현상은 일반적인 사회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어느 나라 어느 도시든 골치거리인 노숙자 문제, 온난화를 유발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문제 등등..

통계학에서는 이처럼 가운데가 아닌 한 극단에 분포가 몰린 모양을 '멱함수분포'라고 부른다.
멱함수분포를 보이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정규분포를 보이는 사회문제와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오직 효율만을 생각한다면, 교화 시키는데 시간과 비용을 많이 발생시키는 경찰관은 해고하고, 자활 가능성이 없는 노숙자는 영구 격리시켜야 하며, 매연을 과도하게 배출하는 자동차에 대해선 불시점검(정기검사는 피할수 있는 방법이 너무많다)을 통해 소유주에 대한 거액의 벌금부과 및 폐차를 시켜야 한다.

이런 논리라면 '늘 개중에 몇명'에 대한 해결방법도 간단하다.
문제(터무니 없거나 수용하기 어려운)를 일으키는 '그들'에 대한 관리는 효율성이 떨어짐으로 고객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하고 영구히 거래를 끊는다..
이렇게 해도 되는것인가??

'멱함수분포를 보이는 사회문제는 우리에게 불쾌한 선택을 강요한다. 우리는 도덕적 원칙을 고수하거나 아니면 효율적 해법을 적용해야 한다. 두 가지를 모두 얻는 길은 없다.'

2010년 4월 13일 화요일

'What the Dog Saw' by Malcolm Gladwell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일관되게 얘기하는것이 아닌 자신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소재들을 가려뽑아 구성한 앤솔러지일 경우 독후 활동이 참 버겁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언급하자니 글도 길어지고 시간도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자칫 두서없이 장황한 또하나의 앤솔러지가 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선 각각의 주제별로 여러번에 걸쳐 얘기 해야 겠다. 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 이미 한번씩 언급됐던 내용들의 재편집 이긴 하지만)인데다, 한번에 다루기엔 이야기들 사이의 연관성도 떨어지고 그렇다고 가볍게 다루기엔 조금 부담스럽고, 또 주장하고 싶은 생각도 많기 때문에.. (결국 내맘이란 얘기다 ^^;)

'그 개가 본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건 부드럽지만 단호하고 일관된 모습에서 나오는 '권위'(좋은의미의)가 아닐까?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동작, 미세하게 변화하는 표정, 날카롭고 강렬한 눈빛, 낮고 절제된 목소리 등 여러가지 신호를 보고 태도를 결정한 것이다.
성숙하지 못한 주인은 종종 '사랑'이란 미명하에 이해하기 힘든 말과 행동을 서슴없이 자행하곤 한다.
자신이 기르는 개가 사람을(심지어 주인을!) 물고 건드리는건 무신경(그런 행동을 부추기고 용맹스럽다고 자랑스러워 하기도 한다!)하면서도 사람들이 자신의 개를 건드리는건 용납하지 못한다.
오히려, 누가 짐승이고 누가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로 과도하게 날뛰며 응징하려는 경향까지 보인다.
그러한 주인의 신호를 개는 어떻게 해석할까?
"사람을 공격하는 개를 막지 않으면 갈수록 이기적으로 변해요. 세상이 전부 자기 것인 줄 알죠."
비단, '개' 만의 문제일까?
간혹, 안하무인으로 자기 자식을 챙기는 부모들을 본다.
그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권위'에 익숙하고 내세우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권위가 내세운다고 세워지는 그러한 성질의 것인가?
권위란 나를 제외한 사람들이 그들 마음속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와 세워줄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는것이다.
속물근성에 젖어있는 자들의 권위있는 척 하는 모습을 보면 참.. 역겹다.
이 모든게 'Other Minds'에 대한 내면적인 성찰과 자각이 부족한 결과이다.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사람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며, 내가 원하는 걸 다른사람은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자신과 다른 타인의 그러한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내 아이가 소중한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하다.
아이의 눈에 비친 내 모습..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2010년 4월 11일 일요일

'유훈이의 귀환'

새벽에 눈을 떠보니 승민이가 안보인다.
어제 쏟아지는 잠을 피할길이 없어 먼저 잠들었는데..
중2 과정의 수학을 하고있는 승민이가 갈수록 식을 세우고 계산하는 과정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물리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전보다 늘었다.
어른 아이 할것없이 원하는것을 하고자 하는 욕구는 매 한 가지일터, 전보다 길어진 구몬시간으로 인해 다른 하고싶은것에 영향을 줄까 조금은 염려가 되기도 해서 "승민아, 시간이 많이 걸리면 좀 줄일까? 절대 억지로 하진말고 한장만 해도 되고, 또 힘들면 쉬어도 되고" 의중을 물어본다.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듯 제아무리 좋은교육도 본인이 강박감을 느낀다면 단기적인 성과는 거둘지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독이 된다.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주입식 교육의 결과를 지금까지 봐왔으면서도 여전히 구태를 반복하는 주위의 모습을 보면 답답함을 넘어 연민의 감정이 치미는 나다.
더구나 어려서의 다양한 경험이 훗날 돈을 주고도 살수없는 큰 자산이 된다는 사실은 주지하는바와 같다.
그래서 끊임없는 관심과 대화를 통해 아이의 생각을 알고 감정을 느껴야 하며(반드시!) 아이가 자발적으로 그러한 것들을 스스럼없이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것이 내가 느끼는 가장 중요한 부모로서의 덕목이 아닐까 싶다.
계속.
"아~니, 좀 더 빨리 풀면되지~" 오히려 줄일까 걱정하는 말투다.
하긴, 문제를 푸는 이유가 더 새롭고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며 구몬 진도표를 수시로 확인하고 새로운 과정을 접하면 흥분하며 좋아하는 승민인데 어련하겠어?.. 참..독특하다.
그런데 어제는 명일 해야 할 과정을 미리 푸는게 아닌가? 왜 그런가 싶어 "승민아, 왜 금요일것까지 풀고있어?"라고 묻자 "내일 유훈이형 오잖아~ 형이랑 더 많이 놀고싶어서~!"

'김유훈'
그는 누구인가.
과거 순천과 해남을 오가며 이모네를 제집 드다들듯 하던 시절, 산만하고 부산스러우며 만지는 물건마다 고장 내지는 박살을 내서 '마이너스의 손'으로 불리던 그 유훈이?
한때 'ADHD'가 아닌가 의심까지 받으며 ' 학교 가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온 가족에게 걱정을 안겨주던 그 유훈이??
그랬던 유훈이가.. 이렇게 달라지다니! 이건 '왕의 귀환' 못지않은 '유훈이의 귀환'이다.
흙을 털고 나와 빛을 발하는 진주처럼.. (좀, 닭살이..)
사실 나는 이미 예견했었다. 유훈이의 영특함을..다만, 유일한 변수는 어리다는 거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수신제신' 했다는게 참..대견스럽다. (멋지다! 리바이어던)

세 살 터울인 사촌형을 좋아하고 따르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까지 오버할줄이야..ㅋ
(하긴 나도 어릴땐 형들과 노는걸 더 좋아했었지..)
유훈이도 승민이의 이런 과잉충성이 싫지만은 않은지 요즘은 매주 순천행이다.
그런 유훈이가 왔으니 밤새 먹고 마시며 회포를 풀지는 못하지만 (ㅋㅋ) 밤새 퍼즐하고 아이스테이션하고 스도쿠도 하면서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도 모자라 잠도 형 옆에서 잔 모양이다.
그리고 오늘도 하루종일.. 승민아! 그렇게 좋아??

저녁을 먹고도 얼마나 움직이고 떠드는지 금새 배가고프다며 아우성이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순대앞 단골집에 들러 오뎅과 튀김을 먹었다는..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 보이지만 불과 6시간 전 영민이와 지원이 모습은..

NC에 뮤지컬 보러갔는데 둘이 다투다 재경이에게 걸려 벌서고 있는중.
뮤지컬도 못보고 끝나고 간식도 못먹고..
남들 다 먹을때 못먹게 하는것. 영민이에겐 가장 가혹한 벌이다. ㅋㅋ
지원이는 무엇을 가장 두려워할까??
(아빠는 아니라는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2010년 4월 9일 금요일

'틀려요! 틀.. 아니, 달라요! 달라'

겨우내 유지했던 헤어스타일이 조금은 어수선해 보이는 걸 보니 아직 완연하진 않지만 봄이 온것같다.
"자기야, 승민이 머리 많이 길었지, 봄도 돼고 했으니까 확~쳐(!)버릴까? 스포츠로?"
스포츠..(이거 정확한 용어야?)
완벽한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마는 중.고등 시절과 특히, 군복무때 극에 달했던 불만(아니, 콤플렉스라고 하는게 맞겠다)이 내 얼굴형이었으니, 흔히 말하는 달걀형.
고2 때인가, 뭘 넣었는지 정체모를(?)한약을 먹고난뒤 체질이 확~ 바뀌어서 그렇지, 그 전엔 수시로 급체를 해서 공용터미널 근처인가.? 체내리는 곳(어떤 할머니가 직접 목으로 손을 집어넣어 걸려있던 음식물을 빼내는데 신통하게 낫는다)을 수시로 드나들 정도로 비위도 약하고 비쩍 마른 체구였었다.
안그래도 작고 갸름한 얼굴에 머리까지 짧으면 유약한 이미지가 더욱 강조돼, 타고난 각진 얼굴형의 사람들을 보며 애꿎은 부모님을 원망했던게 어디 한 두번이었나? (상당히 어이없어 하실듯..)
그래서 지금도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부럽다.
하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게 부부라더니, 그래서 재경이에게 호감이 갔을까? (달걀형이었다면 관심도 안가졌을수도..ㅋㅋ 재경아~고민안해도 돼~ 그냥 그 모습이 좋거든!!^^)
아들이라는 담당의의 말을 듣고 처음 스친 생각이 '제발 얼굴형만큼은 엄마를 쏙 닮아야 할텐데'였을 정도니..
다행히 내 바람은 이루어졌고, 지금 승민이의 다부진 얼굴을 보면 뿌듯하다.(아빠같은 고민은 안하겠네^^)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약간 주걱턱이져서 현재 교정중이고, 동생이 달걀형으로 태어난 것이다.ㅡㅡ;
(남들은 턱을 깍는다는데 반대로 늘여야하나?? ㅋ)

미용실 예약까지 해놨는데 부모님께서 급한 약속이 생겨 자리를 비울수가 없다.
덕분에 오랜만에 함께 서점에 나온 애들을 지켜볼 수 있었으니,

오늘 '미술로 생각하기'에서 지은 자작시다.
처음에는 수학처럼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개념이 아닌 자기생각을 마음껏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데 서툴고 어려워하더니 요즘 너~무 좋아졌다. (근데 말이 좀 많아져서 힘들다는..^^;)
호기심도 부쩍 늘고 주위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멋지다~ 류승민!!



오호~~! 영민이가 책을??
오빠가 책을 읽고있으니 저도 요즘 푹 빠져있는 '인어공주'를 찾아 가지고와 얘기를 나누더니 (자기를 '멜로디'로 불러 달랜다.^^;)




그럼 그렇지..
이내 주 관심사로 돌아간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어쩌면 서로 이리도 다를까?(절대 틀린게 아니다!!)
영민아, 너가 안도와줘도 돼거든??


참, 그리고 4월 6일 소민이 생일파티가 있었는데 참석못하신 분들 참고하시구요, 소민아! 다시한번 생일 축하해~~
'동영상1' 생일축하 노래와 촛불끄기. 소민이는 지루한가? 하품을.. 혜승이는 촛불을 너무 좋아하네. (다음번 혜승이 생일선물은 양초세트로??^^)

승민이와 영민이의 축하 메시지도 받고..
소민이가 아빠 엄마에게 선물받은 새 피아노로 승민이가 축하연주도 하고(하지만 중간에 제지당함ㅡㅡ; 그래서 아파트엔 디지털피아노가 짱이라는.. 근데, 맑고 고운(영창?) 소리는 역시 야마X!!)

'동영상2' 제지당하는 승민과 치고싶은 소민..



2010년 4월 7일 수요일

'7년의 아빠여행'

"뭐여? 7년의 아빠여행? 그럼 내년에는 8년의 아빠여행인가? 매년 바꿔야겠네 ㅋ"
며칠전 한 친구가 내 블로그 이름에 관해 불쑥 꺼낸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나를 충분히 모르는 지인들은 그런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 (근데 이 친구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네..이런ㅡㅡ;)
한 아이의 지적 성취를 포함한 올바른 가치관의 형성은 부모가 가정에서 만드는 인지 문화에 가장 크게 좌우되고,
비교적 수월한 취학 전 개입을 통한 영향력 행사는 취학을 기점으로 점점 커지는 또래 문화의 영향력 속에서 서서히 감소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현저하게 약화된다.
결국 아버지로서 아이에게 평생을 가지고 갈 선물(취향, 취미, 습관, 태도, 지식.. 그리고 나와의 추억들)을 효과적으로 줄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그정도(영민이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남은것 같아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
'7년의 아빠여행'
그럼 7년후엔?
그땐.. 음..아마도 또다른 나로 돌아오지 않을까?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돌아옴'이라는 말처럼 온전한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더욱 시간을 헛되이 보낼수 없다)
지나온 7년과 다가올 7년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하며..



2010년 4월 5일 월요일

'SIX PIXELS OF SEPARATION' by Mitch Joel

평소 논쟁을 즐기는? 내 성격 때문일꺼다.
친구들과 대화하거나 모임에 나가면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부분을 화제에 올렸을땐(물론 대부분) 화기애애 하지만 내가 공유하고 '싶은 것'으로 화제를 돌리면 주위 반응이 기대와 너무달라 나도 모르게 목소리톤이 높아지고 과도하게 흥분해서 내심 당황스럽고 답답했던 경우가 종종있다. (내친 걸음이라 어쩌랴..그래서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상황이 매번 반복된다. ㅡㅡ;)
그게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Other Minds' 문제라는 것을 뒤늦게 서야 깨닫게 돼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지금 흥미를 가지고 있는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 'WHAT THE DOG SAW'를 다 읽고 난 후에 다시한번 언급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 책을 탐독한 뒤 지금 내가하고 있는 행위(블로그와 트위터를 중심으로한)가 얼마나 가치있고 중요한 일인지 다시한번 깨닫게 돼었다.
내가 다독을 하는 이유가 (물론, 어린시절 부모님의 직업상 책에 대한 접근이 누구보다 용이했고 또 그러한 풍요로움이 내겐 오히려 한권 한권을 진득하게 완독해야 할 의무감?의 결여로 귀결된듯 싶지만) 인간의 뇌는 모든 정보들을 입력된 순서대로 정리하는게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심지어 전혀 상관없을것같아 보이는것조차도) 다양하게 조합하고 창조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완독에 대한 강박은 지금도 없는 편이다.
더구나 하루에 쏟아지는 엄청난 정보들 중에 완독은 커녕 읽을가치조차 없는 내용과 말도 안돼는 주장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읽는 내내 감탄과 혜안을 주고 그러한 기분을 공유하고 싶은 누군가가 떠오르게 만드는 책 은 반드시 정독하고 이렇게 글도 올린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요즘처럼 크게 와닿던 때가 있었던가..? 그 안에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고 그걸 현실로 만들어 내는 방법까지 들어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깨우친다..
진정한 '유비쿼터스' 시대가 올거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막 그 시대가 열리고 있다.
디지털화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현재의 지위를 상실할 것이며,
디지털화 할 수 없는 모든 것도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사고의 혁명적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콘텐츠가 모든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콘텐츠"인 시대.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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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희망이다..

참, 어제 유훈이 생일파티가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링크를 걸어 놓을테니 참석하지 못한 분들은 참고 하시길..

'동영상1' 유훈이는 웃는모습이 엄마를 꼭 닮았네~^^ (유튜브에 처음 업로드 하는거라 편집이 좀.. 이해하고 보시길 ㅡㅡ;)
'동영상2' 학현이는 축하해주기 싫은가? 딱 걸렸네 ㅋㅋ, 연수도 썩 즐거운 표정은 아닌듯.. 하긴 시험이 어려웠다니..




2010년 4월 4일 일요일

'마카리안'

며칠전 지원이가 어린이집으로 껌을 가지고와 친한 친구 몇명과 나눠 씹었다.
그런데 껌을 받지못한 나머지 애들과 다투다(아마, 나는 왜 안줘? 이런식이었을거다)선생님께 딱 걸렸나 보다.
'전투에 진 병사는 용서할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병사는 용서할 수 없다'
'무능한 간부는 적 보다 무섭다'
이 두가지는 군이 나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준 가르침 이었으니,
국가와 민족을 위한 순결함과 고귀함, 비장함은 다 어디로 가고 내 앞에서 배식이 끊겼을때 오는 좌절감과 분노는 그 무엇으로도 삭일수 없는 것이다. (물론 P.X에서 달랠수는 있겠지만 이것도 '짬밥'이 되는 사람들만의 특권이고 이마저도 야전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를 간파하고 무능한 간부로 찍히지? 않으려는 선생님의 특명이 하달 되었다.
그건 바로 껌을 씹었던 애들에게 같은 반 친구들 20명이 똑같이 먹을 수 있게 '껌 20개'를 가지고 등원하라는 명령이었으니,
이건 필시 유치원으로 껌이나 기타 먹을것을 가져오는 행위를 자제 시켜달라는 메세지를 간접적으로 부모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메세지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그런 사실조차 나중에 알았다) 그냥 그렇게 잊혀져 갈 무렵 유일하게 영민이만 껌 20개를 가지고 보무도 당당하게 등원을 했으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용돈이라도 모아 껌을 샀단 말인가? 아니면 엄마 지갑을 뒤져 돈을 훔쳤단 말인가?
그 무엇보다 어떻게 혼자 그런 계획을 세우고 행동에 옮겼단 말인가?
...
그러나 상대는 영민이다! 영민이..
평소 왕성한 식욕과 식탐으로 인해 수많은 분란과 반목을 일으키는 요주의 아이 아닌가?
더구나 껌과 관련해서는 영민이 뿐만 아니라 지원이에게도 이미 한차례 주의를 준 터였다.
아빠의 옐로카드가 어떤 의미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모든 사실이 알려지는게 두려웠던게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도 거역하지 못하는 철없고 순진한 아이 아닌가?
그래서 그랬었나 보다.
가족들과 외식할 때 마다 혹시 들키지 않을까 하는 부담을 안고 애써 태연한 척 하며 계산대에 비치된 '마카리안'을 그리도 많이 챙겼나 보다.
졸지에 우리는 선생님의 메세지 행간도 읽지 못하는 '무식한' 부모에다,
'자일리톨'이 아닌 공짜껌의 대명사 '마카리안'을 먹이는 '수전노' 부모가 되버렸다. (영~민망하다)
아~~ 마음이 마이 아파!..ㅋㅋ


2010년 4월 3일 토요일

'스케쥴'

구글 캘린더를 활용하면서 꼭 사용해보고픈 기능이 스케쥴 공유 였는데 당장 급하지 않다는 생각에 설정을 차일피일 미루다 큰코 다쳤다.
재경이가 제사와 과학실험이 겹쳐 고민하던데..(머피의 법칙처럼 자주)
제사준비로 바쁜 어머니께서 재경이의 소재와 귀가시간을 묻자 대충 얼버무렸다. 애써 무심한듯..
정확하게 모르면 말하길 꺼려하는 나는(승민이도 똑같다. 누굴 탓하랴? 혹시 아버지가??) 항상 바쁘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언제 어디서 무엇을(또 병이 도지네. 워~워~)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는 걸 새삼 느꼈다. (Shame on you!)
그리고 드디어 재경이와 함께 스케쥴을 작성했다. (장장 한시간 동안)

막상 한눈에 볼수있게 정리해 놓고보니 단 하루도 빈 칸이 없다.
과학실험, 수업준비, 피아노, 바이올린, 오르다, 미술로... 최근에 시작한 NIE 수업까지.
평소 허둥대다 물건을 여기저기 흘리고, 무언가를 잘 잊고, 잃어버릴때마다 핀잔을 주곤 했는데..(ㅠㅠ)
자기 뿐만 아니라 두아이 그리고 조카들, 친구애들까지 다 신경쓰다 보니 과부하가 걸리는건 당연하다.
최신 모델도 아닌데(ㅋㅋ) 멀티태스킹에도 한계가 있지 않은가? (버벅거리긴 해도 다행히 다운은 안된다)
구글 캘린더의 공유 및 알림 기능을 통한 메모리 확장이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주고 '핵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선은 나에게만 해당된다. 또 나만 좋은거야?)
마음같아선 지금 당장 아이폰으로 바꾸길 종용하고 싶지만 재경이의 엄청난 배터리 소모능력과 무던한 물건 관리습관을 감안하면 4G가 해답이다. 아님 안드로이드로?
그럼 그때까진??
내가 좀더 신경 써야겠다.
Because, I'm Yours.

2010년 4월 1일 목요일

'모닝콜'



















어제 두번 잠에서 깼다.
한번은 새벽 한시 반 영민이가 쉬가 마려워서.
아직까지 고치지 못한 영민이 버릇중 하나가 자다 쉬가 마려우면 짜증을 부린다는 것이다.
처음엔 나쁜꿈을 꿨나 싶어 다독여주고 안아주는 정도였는데 그게 오줌보가 차면 나타나는 증상이라는걸 침대에 지도를 수십차례 그린 후에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래서 자다 말고 일어나 영민이를 변기에 앉혀주고 다시 제자리에 눕혀준 뒤 잠든걸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잠들수 있었다.
문틈으로 거실 불빛이 새어 들어오는걸 보니 재경이가 아직 작업중인 모양이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인기척에 눈을 떠보니 재경이가 머리를 말리고 있다. (드라이어에는 매너모드가 없다 ㅠㅠ)
시각은 새벽 세시 반.. 매주 목요일 오전에 있는 과학교실 세미나 준비로 이제야 잠자리에 드나보다.
쯧,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하면 더 좋을걸.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매일 아침 7시면 여기저기(재경이 핸드폰, 집전화, 연수방 시계, 정체불명 소음)에서 요란하다.
간혹 놀랍게도? 곧바로 알람이 멈출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알람이 끝날때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알람을 뭐하러 설정 해놓는지.. 하면서도 한편,
밤늦도록 작업하고 공부하느라 피곤에 절어 잠들어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이방 저방 다니며 깨우길 여러날.
결국 내가 모닝콜을 한다. (연수야~~!.. 재경아~~!.......)
하지만 언제까지 나에게 의존 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습관이 행동과 정신, 그리고 인생을 변화 시키는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언제부터인가 그냥 지켜 보기로 했다.
하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그 요란함 속에서도 일어나는 기미가 없으면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연수방을 예의주시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하고 걱정이 커진다. (7시 30분이 마지노선이다)
결국 방문을 두드리거나 열어 젖히는 적극적인 방법이 아닌 이름만 부르는 소극적인 방법으로 원칙을 살짝 깨본다.
허둥지둥 서두를만도 한데 짐짓 여유를 부리는 걸까? (내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연수야! 서둘러야지!"라고 다그치고 싶지만 그런 잔소리라면 이골이 났을터, 나마저 그런다면 세상 너무 팍팍하지 않을까?
'급한'일이 우선 이라지만 '중요한'일이 도외시되어서야 쓰겠나.

두명을 깨워 보냈으니 이제 남은 두명을 깨워야겠다.
승민아~~! 영민아~~!!

이래저래 '아침형 인간'으로 살기는 참 힘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