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6일 금요일

'I want to be a satisficer!!'

나 같은 'Maximizer'는 세상을 참 피곤하게 산다. ^^;
무언가 새로운 물건 하나라도 구입할라치면 반드시 최고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최종결정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번민과 고뇌에 빠져든다. (물론,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선 좌우고면 하지않고 쉽게(!) 결정을 내릴수 있는 축복받은 satisficer들은 예외다.)
그렇다고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내린 결정에 100% 만족하는가? 장담하지 못하겠다.
카페나 동호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의 리뷰나 사용기라는 이름으로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을 보면 냉철하고 공정한 분석은 차치하고 그 진의조차 의심케하는 함량미달의 글들이 얼마나 많은지..(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그런 사람들의 얘기조차 신경쓰이는게 사실이다.)

혹시, 퍼즐과 미스터리의 차이를 아는가?
글레드웰은 '엔론'사건을 예로 비슷할것만 같았던 두 개념 사이의 엄청난 간극을 명확히 깨닫게 해준다.
나중에 밝혀진 내용이지만 엔론의 회계부정사건은 모든 정보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심지어 담당 회계법인인 아서앤더슨 조차!)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음직한 스무고개와 같은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정보의 절대량이 중요하다.
간혹 운좋게 몇번의 시도만으로 해답을 맞추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질문 즉, 정보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미스터리'의 경우는 바로 그러한 정보의 양이 오히려 문제다.
감당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넘쳐나는 정보들은 문제의 해답을 구하는 단초를 제공하기는 커녕 정보자체의 옥석을 가리기조차 힘든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우리를 내몬다.

<크로스>의 저자 진중권씨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법을 이렇게 얘기한다.
'흔히 우리는 정보는 해독이 중요하고, 검색은 부차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보가 희귀하던 시절의 낡은 습관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정보는 더 이상 희귀하지 않다. 외려 현대 대중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익사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정보 하나하나를 해독하는 능력보다는, 그렇게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정보에 성공적으로 접근(access)하는 능력이다.'

그렇다!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 바로 이게 핵심이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나는 어디서 그러한 정보를 얻고 있는가??


추신
철없던 어린시절 퍼즐로만 생각했던 인생이 시간이 흐를수록 미스터리에 가깝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댓글 7개:

Passion :

댓글로 짧게 표현하게 해줘서 쌩유~
요즘처럼 소비자의 의견이 중요시되는 시대에는 그런 검증 안되고 지극히 주관적인 사용후기에도 귀를 기울일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게 "통"인가? ㅋㅋ
0.7kg이라는 절대적인 무게가 아닌.. 그 사람도 상대적으로 가벼울꺼라 예상했기 때문에 실제 들었을 때 의외로 무겁다고 느꼈을 테고.. 혹시나 그것도 크거나 무겁다고 느낄 수 있다는 걸 예상했기 때문에 정품 홀더도 판매하고 또 5인치 짜리 아이패드도 출시 얘기가 나오는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그사람들은 만져보기라도 했잖아요. ㅋ
인제는 좋다, 안좋다 말하기가 무서워진다는..

Passion :

추신.
그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도 결국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
비엠이 써킷에서 더 고출력의 벤츠를 누르는 이유?
0.7kg의 책이 1kg의 아령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

tomyou74 :

우연의 일치라니까..
애초에 총 19가지 주제중 호감가는 세가지를 추려 쓰려고 계획했고 마지막 주제가 이거였어.
그리고 잘 짚었네.
결국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아닌 정보를 수용하는 사람의 역량에 달린거라는..

안정선 :

정보에 access하는 능력이라...
......................................................................
거기에 수용하는자의 역량....
................난 왜 괴테가 떠오를까요...............??

tomyou74 :

'안정선' 과 '지원맘'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자정무렵 보름달이 뜨면 억눌려있던 '자아'가 눈을 뜨는 겁니까??^^ (걍, 아무이유 없으면 무안한데..ㅡㅡ;)

지원맘 :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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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조심하세요!!!!

tomyou74 :

다행이네요..
저는 원래 밤에 잘 안돌아다닌답니다. 아침형인간이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