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1일 수요일

'당해도 싸지, 싸'

요즘 영민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 우리 세 식구에게..
승민이를 초등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얘기에 당신만의 스타일로 반대 하시다가 이제는 마음이 편안해지신걸까? 그 뒤로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신다. (하긴, 아들 성격을 아신다면야..)
오히려 점심때가 되면 승민이에게 밥 먹으러 오라는 전화를 자주 하신다.
손이크신 어머니는 항상 푸짐하게 음식을 준비하시고 또, 그때그때 바로 만들어서 내놓으시기 때문에(마치 한정식을 먹는것 처럼 식사중에 새 음식이 계속 식탁에 놓인다) 먹는 사람은 이 보다 좋을수 없겠지만 힘든 준비과정을 뻔히 알고있는지라 정말이지 고생을 사서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몸이 힘들면 대충하실만도 한데, "아프면 못해줄텐데, 몸 건강하고 할 수 있을 때 잘 해줘야지.."라며 항상 최선을 다하신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 마음은 정말 위대하다ㅠㅠ)
음식을 준비한 사람에 대한 최고 예우는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잘 먹어주는 것 이겠지만,
어른밥(엄마표현)을 먹는다는 승민이의 왕성한 식욕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면 항상 "할머니,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행복해하는 표정도, 주욱 옆에서 지켜 보시며 손주가 마냥 예뻐서 어쩔줄 모르는 모습이다. (그 덕에 재경이도 호강한다. ^^)
그런 행복한 순간, 영민이는 어디있지? 아! 어린이집에서 밥 먹고 있겠구나. (사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어련히 잘 먹고 있겠지. ㅋ)
근데,
영민이는 알고 있을까? 오빠가 엊그제 할머니 집에서 '소등심'을 그렇게나 많이 먹었다는 사실을..
영민이는 알고 있을까? 오빠가 엊그제 할머니 집에서 '삼겹살'을 그렇게나 많이 먹었다는 사실을..
영민이는 알고 있을까? '바지락국'을 '돼지고기 김치찜'을 '꽃게탕'을.....

때론 시간이 너무 늦어서, 때론 엄마가 피곤해서, 이 핑계(?) 저 핑계로 맛있는 것 먹자는 자기의 요구사항이 묵살된 이유가 다름아닌 낮에 세 식구 너무 많이 먹어 배가 안꺼져서 그랬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웬지 영민이가 짠하다..는 내 말에 재경이는 "괜찮아, 평소에 잘 먹으니까!" 한마디로 일축한다.
그렇다. '평소에 잘먹는' 영민이는 앞으로도 쭈~욱 왕따 당할것 같다. ^^;


사실, 이 모든게 돌려서 말할 줄 모르는 영민이의 솔직함이 부른 사태다.
"영민아, 할머니가 맛있는거 해줄테니까 서점으로 와~" "안해요, 지금 맛있는거 먹고 있는데요?"
"영민이는 아빠 없어도 잘 살 수 있어?" "응. 나 혼자도 잘 살아, 나도 결혼해서 엄마 아빠처럼 잘 살면 되지~이"
"영민아! 왜 내 물건 허락도 없이 니 마음대로 하냐?" "아~~왜~에, 나도 쫌 하자."

할머니집엔 배부르면 절대 안가고, 결혼할 사람도 이미 정해놨으니 출가는 시간문제고,
오빠 물건은 같이 쓰고 자기 물건은 혼자만 쓰니
당해도 싸지, 싸. ㅋㅋ

댓글 17개:

인경 :

불쌍한 영민이~~~크 가족에게서왕따당하고 이모한테왕따당하고 어쩐댜~그래도 굳세어라영민아 아자~내일아니 이모한테 콩고물떨어질지~

tomyou74 :

'왕따'라고 가족도 이모도 웃으며 말할 수 있고 글도 남길 수 있다는 건 그 만큼 사랑한다는 방증이겠지요..?
콩고물이 무었인지 짐작은 가지만, 무엇을 생각하시든 그 이하로도 충분히 위로가 될겁니다. (그게 먹는거라면..ㅋ^^)

Passion :

내리사랑을 실천하세요..
아무리 똑같이 신경쓴다 해도 둘째는 항상 불리하잖아요..
불쌍한 상원군..
그러고 보니 나도 둘째.. 혜승아 ~~

tomyou74 :

이 사람이~~ 나도 둘째야!
상원이는 축복 받았제..(내 생각인가?)
그런데, 같은 둘째라도 막내인 둘째는 좀 틀리지??

Passion :

그럼 형님 위로요 ~~

첼리스트 쩡~ :

프하하하하~~~너무너무 웃겨요~~~^^
영미니 출가는 정말 시간문제에요??ㅋㅋㅋ
근데 웃기면서도 영~씁씁하네요~
내사랑 영미니가 이런 대접을 받고있다니~~!!쩝~
안되겠어요~~영미니를 따로만나 이모집으로 올라와서
살것을 제안해봐야겠어요~이모가 매일 고기먹여준다고하면
당장 캐리어에 짐싸서 올라오겠죠??ㅎㅎ

tomyou74 :

j5가 힘들어 한텐데.. 많이 먹는다고.
혼자 결정하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잘 상의해봐~
뭐, 아예 순천으로 고기를 보내주는 방법도 있긴한데..(진~짜로 영민이만 먹일게~^^!)

첼리스트 쩡~ :

뭐~~순천으로 고기를 조달하는 방법도 있는것 같긴한데,,
그렇게하면 영~~신선한 상태의 고기를 전할수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그방법은 안되겠네요~~ㅋㅋㅋ

그리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거 보셨나요?오 노우~
암튼 j5군과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보겠어요~
근데 j5군이 머리맞댈 시간을 안주네요~
언제 집에 들어오실런지~~꺼이꺼이~~ㅋㅋㅋㅋ

tomyou74 :

늦은 시간인데 아직도 안들어온거야?
j5가 고생이 많네.. 캐리비안베이 할인권 얻기가 그렇게 힘들면 걍 '녹양천'이나 갈까나??

지원맘 :

...녹양천 조으네....
내가 쏠께요 녹양천......

tomyou74 :

아무리 좋다고 두 번씩이나 쓸 필요는..^^
그리고 문제는 '녹양천'이 아니라 '먹을거'라는..ㅋㅋ

지원맘 :

삭제도 안되고..항상 그놈의 Enter가 문제네요...

tomyou74 :

고객님, 삭제 해드렸습니다. ^^ (무슨, 쇼핑몰 환불해주는것도 아니고..ㅋㅋ)

첼리스트 쩡~ :

케비가 당첨 됐답니다~
그러나,,,,바트.....
에버가 문제라는거~~~~~~~~~
ㅠ.ㅠ
이눔의 삼성,,,인심이 야박해졌어요~
예전엔 막 퍼주더니,,,흑흑~~
퍼주질 말던가,,,잘해주다가 이렇게 나몰라라하는건 배신이지 배신~~~!!!!

형부한테 푸쉬받을 생각하니 잠이 안와요,,
아고고 내팔자야~~~~^^;;

tomyou74 :

이런식으로 넘어가려고 하면 쩜 곤란하지~
남은 티켓조차 현장에서 암표로 넘기던 그 실력은 어디간거지??

지원맘 :

ㅋㄷㅋㄷㅋㄷ...
서비스에 아~~주 만족합니다!

tomyou74 :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