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9일 금요일

'완벽의 추구' by 탈 벤-샤하르

'훌륭한 삶은 어떤 존재 상태가 아닌 과정이다. 목적지가 아닌 방향이다.' -칼 로저스-

행복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최윤희 씨가 얼마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언론에서는 지병으로 인한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그 원인으로 지목 하고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행복 전도사.. 행복은 이미 통달해서 불행이 감히 끼어들 틈 없이 근심, 걱정 하나 없는 완벽한 삶을 사는 사람, 심지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넘치는 그 행복을 남들에게 전해주는 완벽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도대체 왜?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까..?

"인격은 편안하고 조용하게 발달할 수 없다. 시련과 고통의 경험을 통해서만 영혼이 강해지고 비전이 분명해지며 꿈을 꾸게 되고 성공할 수 있다." -헬렌 켈러-

'나는 어린 시절부터 감정을 억누르고 고통을 숨겨야 한다고 배워왔다. 그때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게 인간적인 감정을 허락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나중에야 나는 슬퍼해도 괜찮다는 것, 의기소침하거나 두렵거나 외롭거나 불안하게 느끼는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단, 저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솔직한 감정 표현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배워온게 사실이다. 이런 저런 그럴듯한 이유로 자연스러운 감정을 절제하고 인내하는 걸 미덕과 다움으로 여기며.. 하물며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도 그러한데 일거수 일투족 매 순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야 하는 공인의 경우 맨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너무도 자주 봐왔다. 내면과 외면이 상이한 이중 생활 속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져가는 외면의 명성과 가치에 비해 갈수록 초라해지고 비참해져가는 발가벗은 내면의 모습을 매일 아무런 감정의 거리낌 없이 담담하게 조우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고통이 주는 가장 중요한 혜택 중 하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는 것이다. 기쁨의 경험은 우리를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으로 연결하고 고통의 경험은 우리의 한계를 깨닫게 한다. 높이 날고 있을 때는 미처 모르고 있었던 현실의 제약을 이해하고 겸손해진다.
지혜는 고통의 경험에서 나온다. 우리는 모든 것이 순조로울때는 우리의 삶과 상황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힘든 상황이 닥칠 때 비로소 삶과 경험을 진중히 돌아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열정을 가지고 행복을 얘기하는 순간의 환희와 감동 속에서 빠져나와 현실에 엄존하는 끔찍한 육체적 고통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야 할 때, 얼마나 많은 순간들을 희망하고 절망했을까.. 하지만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생각,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 지경이 되도록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억눌러 왔는지.. 또, 저자가 말한 고통의 경험에서 나온다는 지혜는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써먹는 것인지.. 사지 멀쩡한 산 자의 입장에서 망자의 고통을 온전히 헤아리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도, 완벽한 경우도 없다. 어떤 경우에도..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완벽이 아닌 최선을 추구할 때 비로소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
'행복한 최적주의자가 되라' 이 한마디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생각이 아닐까..


2010년 10월 20일 수요일

그리고.. 대전 오월드~

대전으로 가는 차안.. 어제 밤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어른들과는 대조적으로, 본의 아니게 강제숙면(?)을 당한 아이들의 얼굴에는 에너지가 넘치네요~ (이거, 오늘 엄청난 강행군을 예고하는데.. 사진속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정작 웃으면서 볼 수 만은 없는 장면이네요~^^;)




몇 해 전 그러니까.. 승민이가 5살때 한번 와봤던 대전 오월드.. 그때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동물원만 놓고 비교해 봤을땐 에버랜드 보다 훨씬 좋았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또 얼마나 변했을까..?






이곳의 장점은 이런 위치에서 창살이나 유리벽 없이 자연 그대로를 조망하면서 먹이도 주고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맘에 든다~ 계절이나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동물들을 자주 들러 관찰할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한 교육이 될텐데.. (광주 패밀리랜드는 반성하라!~~)




혜승이가 동물들에 정신팔려 잠깐 자리를 비운틈을 타서 딱 한번 탔을 뿐인데.. "이모부~ 이건 너무 가혹해요..ㅠㅠ" ㅋㅋㅋ







역시 아이들의 웃음은 피로회복제인가요..?
시간이 지날수록 덩달아 힘이 생기네요~ 충전되는 느낌인데요~? 행복은 전염되는가 봅니다~ ^^





음.. 나는 뭘 탈까..? 고민하고 있는 혜승이~ 이제 갓 90cm가 될까 말까 하는 우리 혜승이가 탈만하게 뭐가 있을까? 둘러보지만 아직은 무리~혜승이는 이모랑 같이 있자~~ ^^






있다!~ 혜승이가 탈만한거~ 회전목마를 잊고 있었네~ ^^ 그런데 정작 두 딸래미들의 반응은 시큰둥한데 윤원장은 물 만났네요.. 저렇게 좋을까요~~ 제대로 자유를 만끽하는 중입니다. (안탔으면 얼마나 서운했을까~ ㅋㅋ)





한창때는 놀이기구라면 사족을 못 쓸 정도로 좋아했었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서워진다는.. ^^;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는 좀 뭐하고.. 그중에서 만만해 보이는 걸루 골라 승민이와 탑승~ (근데, 작은 고추가 맵다고 이거.. 장난 아니었다..ㅠㅠ)





이번에도 키가 조금 모자라 대부분의 재미난 놀이기구 탑승을 거절당한 영민이가 우울한 상태다.. 겨우 탑승한 유아용 비행기에서 손 한번 흔들어 달라는 요청에도 평소 답지 않게 반응이 영~ 손사래를 친다.. (작은걸 어쩌라구~ ㅋㅋ)





재경이의 부지런함이 없었다면 이번에 경험하지 못했을 사파리 관람버스 안에서..
보기만 해도 웃음이 부르는 행복한 가족 사진이다~ (by Passion)

사파리 풍경은 아래 영상앨범에 담아 놨으니 꼭 감상하시길~











밀어주고, 업어주고, 찍어주고.. 이번 여행의 노력상은 정.정.열~~~ 그리고 대망의 최우수상은~
강철같은 체력으로 여기저기 쉬지않고 대신 줄을 서준 덕분에 다양한 체험을 가능하게 해준, 특히 끝날 것 같지 않던 사파리의 긴~대기열을 견뎌내고 다시 한번 불가능이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두구두구두구~~~ 정~재~경~~!!!~~~~~*^^*



추신
그동안 계획만 난무했지 정작 한번도 같이 떠나지 못했던 Passion 님 가족과의 첫 여행이 마무리 되었다.. 비록 1박 2일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많은걸 보고 느낄 수 있었던 보람찬 시간들이었다.다만, 한가지 문제점이라면.. 돌아오는 차안에서 또 다른 여행지로 차를 돌려 떠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가 무척 힘들었다는.. ^^~ 우리 자주 떠납시다~~~



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그리고..

출발하기 며칠을 앞두고 부랴부랴 숙소를 예약 했다가 또 떠나기 전날 예약을 취소할 정도로 갈팡질팡(실은 아무도 신경을.. ㅋ)하느라 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이거 떠나긴 하는거야? 하고 걱정했었는데 별다른 문제없이 도착한 전주 한옥마을~ 이번 여행의 첫 방문지니까 모두 모여~ (삼각대 없이 바닥에 내려놓고 찍은 사진치곤 너무 잘나왔는데~^^)


사실 특별한 기대없이 대전 오월드를 가는 중간 경유지로 이곳 한옥마을을 선택했었는데 생각보다 잘 꾸며놓고 볼거리도 다채로운게 아예 내일 대전행은 취소하고 1박을 할까 했지만, 민박은 벌써 한 달 전에 예약이 끝났단다. ㅠㅠ (누구야!? 비수기라고 한사람..) 쩝~ 아쉽지만 어쩌랴.. 남은 시간이라도 알차게 보내야지~




오늘은 사진작가 Passion 님을 대동하고 왔으니 애들 사진은 작가님께 맡기고 여유있게 즐겨야지~~ ^^
이야~ 역시 작가가 손수 찍은 사진이라 더 멋지게 나왔나? ㅋㅋㅋ





으이구, '애교작살' 우리 혜승이 와쪄요~ ^^
다기 만들기 체험에 헤승이도 한자리 턱~ 하니 차지했네요. 과연 뭘 만들었을까요? 정답은 동영상을 클릭해 보세용~ (엄청 웃김 ㅋㅋ)






'유아독존' 소민이는 꽃병을 만들었네요~ 처음 해보는 거라 어려울텐데 아빠를 닮아 만지는걸 좋아하는지 곧잘 하네요~ ㅋㅋ 엄마가 딸이 손수 만든 꽃병에다 꽃을 예쁘게 장식할 예정이예요~






짜잔! '천방지축' 우리 영민이도 꽃병을 만들었나요? (따라쟁이~ ㅋㅋ) 조각칼을 가지고 고민 하나 없이 즉흥적으로 무늬를 거침없이 쓱쓱 새기는데 구멍이 날까봐 조마조마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는~ (다행히 구멍은.. ^^;)






'주독(?)야독' 승민이~ 차분하게 꼼꼼히 연필꽃이를 만들고 있네요. 그런데 앗! 동영상 중간에 윤원장이 딴지를.. (너무 솔직해~ ㅋ) 뭐, 다행히 어찌어찌 수습을 하는군요 ㅋㅋ~






'솔직담백' 윤정선~ 마치 사감선생님 처럼 아이들을 감시(?) 하고있네용~
응? 표정을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라 사랑스런 눈길과 해맑은..;; 미소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군요. 조아~ 아주 조아~~





누가 기집애들 아니랄까봐~ 주인 아주머니가 손수 만든 수제 펜던트에 넋이 나간 모습이네요.. (뒤에 승민이는 혼자놀기에 열중이구요~) 쳐다 보는 눈길이 너무도 애처로워 그냥 갈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걸려든거야??)





각자 고른 펜던트를 목에걸고 한 컷~
이번에도 영민이는 소민이가 먼저 고른 모양을 따라 똑같은걸 샀다는.. (근데, 표정만 보면 소민이는 그다지 원하는 모양이 아닌것 같은데..? 응?)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듯이 조각상을 어루만지며 즐거워하고 있네요~ (그래~ 그래야지.. 니네들땐 그냥 가만히 서있는 돌덩이를 만지면서도 막 웃기고 행복하고 그런거야~ ㅋㅋ 부럽당~^^;)






주말이어서인지 여기 저기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시간 관계상 다 해볼수는 없고.. 만만해(?) 보이는 양갱 만들기 체험을 해보고 있는 중이에요~ (사람이 먹을수 있는게 나올런지..)






아무리 2천원짜리 체험이지만 종이컵이 뭐야! 종이컵이! ㅎ 그나저나 색깔을 보아하니 호박죽 같기도 한게 먹음직스러운걸~ 근데, 이모부는 아까 점심 먹은게 체한것 같아 시식은 사양할께~ ㅋㅋㅋ





너희들, 그렇다고 그걸 혜승이에게 주니~ 그거 먹고 탈나면 너희들 책임져야돼~~ 하지만 혜승이 맛을 보더니 외면하더라는.. (아마 혜승이도 점심 먹은게 소화가 안된듯.. ㅋ~)
뒷쪽에서 퓨전국악 연주회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는데 처음듣는 생소한 소리들이 싫지 않은지 한참동안 감상 하고 있는 혜승이~




소민이 너! 체험 활동 똑바로 해~ 기왕에 만들거면 최선을 다 하란 말이야! 양갱은 정성이 90%라는거 몰라!! 결국, 보다 못한 승민이가 오빠답게 현란한 최신 권법을 선보이며 위협을 가하자 이에 질세라 소민이도 언제 배웠는지 완벽한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ㅋㅋ





이번엔 한지공예 체험시간.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들이 자뭇 진지하다.. (승민이가 군기를 제대로 잡았군~ ㅎ) 어디 얼마나 가는지 두고 봐야지~ (어이~ 옆에 돈 안내고 몰래 듣는 사람은 또 뭐냐~ ㅋㅋ)






어쭈, 제법 오래 가는데.. 둘이 사이좋게 협동해서 만들줄도 알고.. 방금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풀을 발라 조심스럽게 붙이고..







이번 체험엔 소민엄마도 함께 참여했네요~ 이래뵈도 한창 소녀땐 꿈많은 문학소녀.. 아니, 공예소녀 였답니다~ ^^ 근데, 이쪽 집안은 양쪽이 손으로 하는데 일가견이 있나.. 처음인데 왜 이렇게 잘해..?
엄마의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사진을 찍으려는 혜승이.. 마음은 가상하나 이쪽 저쪽 나대는 모양이 어째 아빠에게 한소리 들을라~




거봐~ 내 이럴줄 알았지.. "혜승이 너, 얌전히 앉아있지 않으면 콱! 업어줄거야~" ㅋㅋ







업어준다는 말은 아빠가 했는데 왜 애꿎은 재경이가.. (너므 애기여~? ㅋㅋ)
자세가 업힌건지 말을 탄건지 알 수 없지만, 뭘 해도 다 받아주는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을 사는 너의 이름은 정혜승~~ ^^;






2010년 10월 14일 목요일

'독서는.. 행복이다'

승민이가 광주 이모네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면서 풍선을 하나 가지고 왔는데, 그게 너무 부러웠던 영민이.. 한참 책 읽기에 심취해 있는 승민이 옆에 붙어 "오빠, 이 풍선 어디에서 샀어?"
승민이 방해하지 말라는 말투로 "어디에서 샀어.." 영민이는 쳐다보지도 않고 책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니까~어디에서 샀냐고~" 영민이 목소리가 조금 커진다.
"어디에서 샀어!" (그냥 말해주면 될걸 왠 고집? 이렇게 생각하며 가만히 지켜보기로 한다.)
저를 무시하는 듯한 오빠의 태도에 바짝 약이 오른듯 단어 하나 하나 힘주어 거의 고함을 지르는 수준으로 "그니까, 어디에서! 샀다고! 말하지! 말고! 어디에서 샀냐고~~!!"
"너가 계속 그렇게 시끄럽게 물어보니까 말해주기 싫어!" 승민이도 고집을 꺽지않고 목청껏 내지른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끄덕끄덕 고개를 45도 정도 왼쪽으로 기울이고 검지 손가락으로 풍선을 가리키며 다그치듯 계속 물어보는 영민이(^^;) "그러니까~~ 어디에서 샀냐고~!!"
결국, 승민이 못참겠다는 듯 화난 표정으로 "토성에서 샀어! 우주에서 떨어졌다!!"
이 대목에 이르자 참았던 웃음이 터져 나왔다. ㅋㅋㅋㅋㅋ

매주 수요일 축구를 하는데 방금 막 공을 차고 땀에 절은 몸으로 집에 돌아 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책을 펼쳐든 승민이에게 재경이 "승민아, 먼저 씻어야지!" 라고 말하자 "아까, 이 책 다 읽고 씻는다고 말 했잖아~" 엄마는 왜 자꾸 귀찮게 하느냐는 듯 불만이 가득한 말투다. 아마, 돌아오는 동안 먼저 씻기를 두 어번 권유 했었나보다. "어..? 그.. 그래.." 승민이가 너무 진지하게 눈을 빤히 쳐다보며 얘기를 하는 통에 무안스럽기까지 했더라는.. ^^;


방학동안에 다소 느슨해졌던 생활 패턴이 완전히 다시 자리 잡힌 승민이는 요즘 책에 푹~ 빠져 있다. (어떤 날은 하루종일 책만 읽은 날도 있다.) 너무 빠져드는 나머지 이와 같이 동생과 엄마를 무안하게 만드는 일이 종종 생긴다.
한동안 그리스 로마신화에 심취해 있더니, 요즘은 한국사가 그리 재미있는지 거실에 온통 한국사 연표를 쫘악~ 펼쳐놓고 들여다보길 한참.. 거의 줄줄 외우다시피 하고 있다. 덕분에, 북한의 정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걸 알게 됐다며 재경이도 대견해 한다. 놀라운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책에 나온 역사적 사건이나 등장 인물들의 행적을 토대로 나름의 판단을 해서 곧잘 말하곤 하더라는 것. 어제는 이제 세계사에 대해서도 궁금 하다며 알고 싶다고 책을 더 사달랜다. (더 이상 꽂을대도 없는데.. ㅋ)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오빠의 영향일까? 도서관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책을 친구처럼 가깝게 만든 엄마의 영향일까? 영민이도 독서 습관이 제법 잡혀가는 모양이다. 집중력도 좋아지는 듯 하고.. 물론, 승민이와는 다르게 책을 읽고 또 읽어주는 동안 잠시도 가만 있지 않고 묻고 답하는 적극적인 소통을 원하는 영민이가 제 오빠에 비해 품이 많이 들긴 하지만.. 무엇보다 '책 속에 길'이 있고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나는 바로 이런 아이들 모습에서 가장 큰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독서는.. '행복'이다.^^ (승민아, 그렇다고 구몬을 2주째 밀리는건 좀.. ^^; ㅋㅋ)

'부모는 아이가 비록 흥미를 보이지 않을지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시켜야 한다.' <아들을 공부하라>


추신
<안나 카레니나>를 시작으로 며칠 전부터 다시 고전 읽기를 시작했다.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바뀐 적이 없는 삶의 근본적 문제들.. 이들 문제에 대한 고민과 답을 담은, 세월의 흐름과 사람들의 의식 변화를 다 견디고서도 무언가를 발견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책을 고전이라고 얘기하지 않던가.. 두달 전부터 조카들과 매주 한 차례 시사 주간지를 읽고 지금 현실속에서 생생하게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지식의 습득과 동시에 비판적 시각을 길러보자는 취지로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 달에 한 편 정도 고전을 함께 다뤄 보는것도 괜찮을것 같다. 아니, 꼭 해야될것 같다. 한창 변화의 시기에 감정의 표현과 소통의 방법을 몰라 날뛰며 방황하고 있는 한 마리의 '망아지'를 위해서..



2010년 10월 7일 목요일

'아이프레임' by 이동우

연수가 패닉 상태다.. 수학 만큼은 자신있었고 늘 백점을 놓치지 않았던 연수가.. 글쎄, 이번 중간고사에 손도 못댈만큼 어려운 문제를 접한 뒤 그 충격으로 하루종일 자죄감에 빠져 있었단다.. 그래서인지 어제 토론 수업시간에도 멍~한 상태로 여전히 충격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나도 이번 결과에 적잖이 실망했지만, 나까지 그런 모습을 보이면 상황이 더 악화될것 같아 (실망이야 이모가 충분히 했을테니까..) 안조심스럽게 아픈곳을 쿠욱~ 찔러봤다. "연수, 너 수학 못봤데메?" ^^;
3가지 영역을 종합적으로 사고해야 풀수있는 어려운 문제였지만, 각각의 영역을 따로 놓고 보면 이미 배웠고 잘 이해하고 있었는데, 막상 그 지식들을 어떻게 통합하고 적용해야 하는지를 몰랐다고 한다.. "근데, 네 머리로 그정도 열심히 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문제가 있어? ㅋ 얼마나 더 모르는거야..? 얼마나 더 해야 완벽하게 다 아는건데..? 연수야, 이모부는 네가 천재인줄 알았다.. 내가 바보를 잘못 안거냐..?" ㅎㅎㅎ 농담이고.. 결국,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한살 한살 나이를 먹을수록 한가지 영역만 잘해서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거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영역을 넘나들며 자유롭고 다양한 사고를 해야만 풀수있는 문제들이 앞으로는 더 많아질껄~ (마치, 인생살이처럼..)

"Apple has been always existed between technology and liberal arts"
아이패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스티브잡스가 꺼낸 말이다. 현존하는 최고 IT기업의 CEO가 새삼(뭐, 애플은 항상 그랬다지만..) 인문학을 화두로 던진 까닭은 뭘까..? 파편화된 지식의 한계를, 조각을 잘 꿰맞추지 못하면 큰 그림을 완성하지 못한다는걸 에둘러 얘기한걸까..? 그렇다면 파편화된 지식조각을 꿰맞추는것과 인문학은 무슨 상관이 있는거지..? 한동안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의문의 답을 어렴풋하게나마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스티브잡스가 전하고자 한 인문학의 가치를..

'아이프레임' 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저자 이동우씨는 참 진솔하다. 그리고 직설적이다. (사적인 블로그도 아닌데..) 그런 자신감은 아마도 6천여 권의 독서를 통해 튼튼히 쌓아올린 지식과 그것들을 천착하며 자기화 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물이 아닐까.. 살아가는동안 맞닥뜨리게 되는 수많은 난제들에 대해 그럴듯해 보이는 해법을 제시해 놓은 실용서들이 막상 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無用'하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그런거야~~?)

'각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지식은 어디에도 없다. 나의 문제를 글로벌 패러다임을 주장한 베스트셀러 작가 토머스 프리드먼이 해결해줄 수 없으며, 40여 년간 권력이동을 주장했던 앨빈 토플러가 해결해줄 수도 없다. 오직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는 것' 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는 것, 즉 '지식' 말이다. 지식을 통해 '세상을 보는 창' 다시 말해 '프레임'을 갖는 것만이 해결방법이다. 인문적 지식, 과학적 시각, 분석적 논리, 비판적 지식 이 네가지가 내가 말하는 '프레임' 이자 '지혜'라고 부를 수 있다. 수많은 복합적 문제들 속에서 살아남고자 한다면 스스로 네개의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각자 살아가는 모양과 방식이 다르듯이 각자의 삶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어느 한 사람의 시각에 맞춰 살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

저자는 네가지 지식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문적 지식'을 꼽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넘치는 지식들을 통제 가능하게 꿰어 주는게 바로 인문학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사람이 변해도, 결국 우리는 사람이며,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람을 떠나서는 살수 없듯이, 사람을 알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기 때문에..


추신
승민이, 영민이 둘 다 참~어이없다.
어제가 연수 생일이었는데 오후 6시쯤 생일 파티 장소를 '쌈촌'으로 정하자 (연수는 취향이 좀 old하다 ㅋㅋ) 이동하는 차안에서 왜!! 아웃백 이나 VIPS 가 아니고 쌈촌에서 하냐고 아주 강력하게 반발한다. (순간 당황했다는..) 이처럼 둘이 의기투합해서 한목소리를 내는건 참 보기드문 일인데..도 불구하고 결과는 쌈촌~ ㅋㅋㅋ



팡파레가 터지고 음악이 울리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런게 뭐 중요한가.. 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하지~ㅎ 봐~ 웃으니까 조오~찮아 ^^ (연수야~ 수학! ㅋㅋㅋㅋㅋ)

'Happy Birthday Dear 연수~' 연수의 멋쩍게 웃는 모습이 보고 싶으면 클릭! 보기 싫어도 클릭!! ㅋㅋ



2010년 10월 5일 화요일

'딸기마을.. 그리고 천문대'

이쯤되면 '예보'란 말은 떼어야 하지 않을까..? 주말께 비가 시작되어 일요일 오후부터 서서히 그친다기에 별다른 나들이 계획없이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려 했으나.. 오전부터 해가 쨍~ 이건 뭐, 하늘을 원망할까? 기상청을 원망할까? (그동안 너무 못맞추긴 했지..)
원망은 그만~~ 이 시간에 갈만한 곳이 어디있을까.. 고민하다 요번 추석에 늦잠꾸러기 승민이 영민이만 못본 '슈퍼배드'를 보기위해 롯데시네마를 찾았으나 상영시간이 많이 남은 관계로 같은 건물에 위치한 '딸기마을'에 들러보기로 하자~

영민이는 낯선 환경에서도 어쩌면 이렇게 잘 적응해서 리얼하고 때론 과격(?)하게 잘 노는지..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즐기는 저 자세를 우리는 배워야 한다.. (하긴, 너가 무슨 걱정이 있겠냐마는.. ㅋ)






안그래도 좁은 소도시에서 또 좁은 장소에 있다보면 아는 얼굴을 만나는것은 예사다.. 더구나 그렇게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데 안마주치기가 더 어렵겠지~ ㅋ

영민이 유치원 친구 '이에스더'와 함께.. (이름 참 예쁘다~^^)




오빠와 함께 그네의자에 앉아 흔들~흔들~ 쉬는 동안에도 저렇게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기에 그냥 일반 의자는 사양이다..








입장하면 자유이용권처럼 모든 시설물들을 이용하는 줄 알았는데.. 몇가지는 별도로 이용권을 구입해야 한다. 결국, 입장료에 이런저런 비용까지 다 합하면 차라리 에버랜드에 가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딸기마을 관계자는 잘 생각해 보심이.. -.,-)





하필, 전날 기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운행을 하지않아 다들 아쉬워만 하지 근처에 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영민이는 아무도 없는 기차길을 유유히 걸어가 혼자 탑승했다.. (뭐든지 일단 찔러보고 만져봐야 직성이 풀린다.. 불안~불안~ ^^;)





그림은 또 어디서 그렸는지 잠깐 눈에 안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림 수업에 참가해 그림을 그려왔다.. 하여튼 노는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잘 노는 영민이.. 이것이 진정한 '樂之者'의 모습이다. (멋져부러~ ^^)





바다와 같이 넓은 이모부의 배려로 뒤늦게 합류한 민지.. 어둑해진 순천만의 멋진 노을과 함께 자유를 만끽한다.. 실은, 독서골든벨 준비로 놀까?말까? 고민했다는데.. 속좁은 이모부가 삐칠까봐 일부러 와준건 아니겠지..? (이모부는 개천, 민지는 바다..? ㅋㅋ)





저 멀리 날아가는 한무리의 새떼를 보며 '흑두루미'라고 콕 집어 말하는 승민이.. 지금 보는 하늘은 도시에서 보는 하늘과는 분명 다르리라.. (이날 하늘은 유난히 아름답게 보였다..)
지금까지의 하늘 상태로 보아 오늘 예정된 목성 관측은 순조로울것 같다.. (기대~기대~)




천문대에 오르기전 영상물을 통해 별자리에 관한 설명을 듣는시간.. 침대처럼 젖혀진 의자에 누워 하늘.. 아니 천장에 나타난 별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황홀한 기분에 사로잡혀 눈이 스르르 감기더라는.. ^^; (흐흠.. 좀 피곤했나?)




영상을 보고 난 후 허블망원경이 있는 천문대 5층으로 이동해 순서대로 직접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감상하는 시간.. 정말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아쉽게도 갑자기 기상이 악화되는 바람에 제대로 관측할 수는 없었지만, 구름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목성을 애들만 볼 수 있었다.. (하필, 내 순서에서 구름에 완전히 가려져서..) 비록, 잠깐이지만 관측에 성공한 승민이 "아빠, 목성이 정말로 예뻤어!" 그래.. 그 순간을 그렇게 느꼈다면 정말로 값진 경험을 한것이다.. 온 세상을 발 아래 둘 수 있는 산 정상을, 끝도 없이 펼쳐진 드넓은 바다를,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빛나는 우주의 에너지를 온 몸으로 느낄때 호연지기도 자연스럽게 길러지리라..



추신
한대뿐인 메인 망원경을 여럿이 돌려 보다보니 여유있게 관측할 수 없다는게 너무 아쉽다.. 오늘따라 'oldman' 님이 너무나 부럽더라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