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6일 금요일

'아침형 인간'

한때 '샤이쇼 히로시'의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수백만부가 판매되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매번 독하게 다짐해 보지만 아침이면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 하고 마음 한켠에 늘 '늦잠'에 대한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다짐하며 한동안 생활패턴을 바꾸기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다.
더구나 유산소 운동은 공복에 하는게 지방을 태우는데 효과적이라 새벽에 산에 다니면 그 효과도 극대화 하면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건강도 챙기고.. 꽤 오랜동안 아침 산행을 했었다. 그러나 모든게 좋을수만은 없는것. 새벽 찬 공기가 '비염'증상을 악화시켜 원대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길 여러번, 결국 최근까지도 잠 때문에 매일 아침이 전쟁이고 또 후회의 연속이다.
근데 이러한 생활에 변화가 생겼으니 바로 '아이폰' 때문이다. (평균 기상시간이 4시 30분이니 기적이 아닌가!)
96년 제대 후 구입한 '애니콜' (그 당시엔 굉장히 비쌌다)이후 돈을 지불하고 휴대폰을 구입한 기억이 없는 나는 '아이폰'도 그저 '엣지'있고 기능많은 휴대폰 중 하나겠거니 하며 폄하하고 구입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한번도 바꾸지 않은 011번호도 중요한 이유중 하나겠다) mp3를 장만하려고 이것 저것 알아 보던 중 여타 기기와는 다르게 방대한 용량과 , 관리방식이 독특한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접하게 되었다.
아이튠즈가 불편해서 적응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 라지만 내겐 그 불편함조차 즐거움이었으니, 동기화 개념도 마음에 들고 싱글위주로 수십 수백곡을 듣는 경우는 예외겠지만 막바지 LP세대인 (대입도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 나는 앨범위주의 선곡과 관리를 선호하는 편이라 아이튠즈의 태그입력 및 관리 방식은 처음부터 별 거부감 없었다. 테이터를 축적하고 잘 관리하는게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하고 또 편해지는 일인지 직업상 너무나 잘 알고있기에(미국 메이저리그가 출범한지 한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미국내 최고의 스포츠 무대로 인정받는건 수준높은 선수들과 경기들, 그리고 팬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참여하게 만드는 마케팅이 가능한건 오랜동안 축적된 데이터가 있기 때문 아닌가?)
또한, 아이튠즈는 오직 하나의 컴퓨터에만 계정등록이 가능한데 (이것 또한 혹시 여기저기 깔아놓게 되면 혹시 업무에 지장에 생기거나 가정생활이 힘들어 지는걸 방지하기 위한 '잡스'의 배려 아닐까? ㅋ) 아이들과 함께있는 시간 만큼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위해 부득이 새벽시간을 이용하게 됐다. (밤에 얘들 책 읽어주다 같이 잠드는 경우가 많아서)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盲'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하루라도 빠른 스마트폰으로의 이동이 거스를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될것같다.
1인 1휴대폰 시대에 내가 아니라 타인의 편리를 위해 휴대폰을 가지고 다녀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인데, 스마트폰의 확산은 앞으로 나에게 단순통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구를 하게 될것이며 결국 처음의 편리함은 다시 의무감으로 바뀌게 되고 스마트폰맹이 속출하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너무 비약인가)

이제 모든 파일 정리와 관련 작업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새벽에 눈을 뜨는건 바로 '재미'를 맛봤기 때문이다.
집 전체가 잠들어 있는 시각, 고요한 적막과 함께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
막 잠에서 깨어 났을때는 몽롱하고 띵~ 하지만 이내 명료해지는 생각들, 뿌듯한 기분, 여유있는 아침.
독서와 함께 요즘 부쩍 글쓰기를 즐기는 나에게는 인풋과 아웃풋을 마음대로 통제 할 수 있는 하루 중 유일한 시간이다. (솔로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물론 아이폰과 함께 (충전만 하고 있지만..)





댓글 2개:

익명 :

%^^준범

김석균 :

역시!!류 상 우 형님 이 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