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6일 목요일

'위험체중'



벌써 몇번째 체중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지 모르겠다.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을 때마다 체중계에 올라가 수치를 확인하고, 더 이상 벗을 것도 없고 해서 이제는 탕에 들어 가겠거니 생각하고 있는데 웬걸, 이제는 벗어 놓은 옷을 하나씩 올려가며 다시 측정, 그리고 신발장에 넣어놓은 신발도 가져와 하나씩..
그렇게 한참 동안을 팬티 한장, 양말 하나의 무게까지 일일히 재보며 중얼중얼 연구를 하더니 결국,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마지못해 올라선 내 몸무게를 소수점까지 정확히 확인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달려간 곳은 다름 아닌



목욕탕 한쪽 벽에 붙어있는 '비만 진단표'.. 이제는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아 방치된 듯, 오래되고 낡아빠진 동그란 원판을 이리 저리 돌려가며 키와 몸무게의 눈금을 맞추자 그 아래 연두색으로 (다행히 빨간색은 아니다.. 쩝) 씌여진 글씨.. '위험체중'.. 두둥~
자기 딴에 '위험'이라는 단어가 주는, 곧 큰일이 날것만 같은 심각함이 무서웠을까? 아니면 걱정스러웠을까..?
기온이 내려 갈수록 체중계를 접하는 횟수가 늘어나는데, 그때마다 승민이의 실험 대상이 되어 "아빠! 도대체 언제 정상체중으로 돌아올거야? 그러다 비만 1단계로 들어가면 어떻해!" 라는 노골적인 압박에 목욕탕 가기가 점점 두려워진다.. (어서 날이 풀려야) ^^;
남들은 아들과 사이좋게 서로 등도 밀어주고 탕 안에서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며 가까워 진다는데.. 난 이게 뭔가..?
어찌됐건 아들아! 자기관리에 실패해 불명예스러운 위험체중에 도달한 아빠 때문에 네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ㅠㅠ 근데 승민아! 솔직히 176 cm 에 73 kg 면 그다지 나쁜 상황은 아닌것 같은데 저'놈'의 구닥다리 진단표의 기준이 이 아빠에게 너무나 가혹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좀 억울 하구나.. 너도 좀 더 나이가 들면 저 기준이 얼마나 어이없고, 가당치 않은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올것이다. 만약 지금 저 기준에 부합 하자면, 밤 늦은 시간에 우리 모두 의기투합해 먹던 '오뎅' 3개와는 영 이별을 해야하고, 온 가족이 즐겨먹던 '삼겹살'은 퍽퍽한 닭가슴살로 대체 되야 마땅하며, 밤늦은 시간 너와 영민이를 안주삼아 엄마와 함께 나누던 술잔도 없어지면 너희들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가 어려워 질수도 있으니, 이 얼마나 '육탐대실'하는 어리석은 일이겠느냐.. ㅎ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음.. 아빠는 그냥 '위험체중'으로 살면 안되겠니?? 대신, '비만 1단계'로는 절대 안가겠다고 꼭~~ 약속하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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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fernand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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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nando :

me gusta a mi todo encuerado

fernando :

y tu pillín Primero Quítate los calz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