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아이 머리에 불을 댕겨라' by 레이프 에스퀴스

'특별한 아이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높은 수준에 이른다.'

한때 바둑에 폭~빠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하나 둘 내 주위에 바둑을 두는 사람들을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게 어느새 한 3년쯤 되버렸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 더 편하고 쉽게 즐길수도 있겠지만, 실제 상대와 대면하고, 직접 바둑알을 만지며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한 수 한 수 두어 나가는 그 맛에 비할 바는 아니다. 오죽하면 수담을 나누느라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하겠는가.. 그 경지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한동안 바둑에 빠져 있을 땐 온 종일 아마 고수나 프로 기사들의 대국을 지켜 보거나 책을 통해 포석, 정석, 사활 등을 공부하고 또 배운 지식을 실전에 활용하는 재미에 푹 빠져본 경험은 바둑을 아는 분이라면 쉽게 공감하리라.. 한참 그렇게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긋던 실력이 어느 순간 정체되는 것도 대개 누구나 비슷하게 겪게 되는 통과의례와 같은 일이다. 하지만 그 시기에 아무리 들고 파고 머리를 쥐어 짜내도 더 이상 기력 향상은 난망하고, 그렇게 한계를 절감하며 바둑판을 쳐다 보지 않는 날들이 길어지고.. 그런데 이상한 것은 세 끼 밥 먹듯이 거르지 않고 바둑을 둘 땐 그렇게도 보이지 않던 '수' 들과 '그림'이 우연한 기회에 다시 두게 된 한 판의 대국에서 확연히 보이더라는 것.. 마치 떡 하니 앞을 가로막고 있던 높은 벽 위에 훌~쩍 올라선 느낌이랄까..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 쯤 어떤 계기로 인해 틀에 박혀있던 사고가 확장되는 신기(?)한 경험을 해 봤으리라.. "의식이나 지각이 인간의 보편적인 한계를 넘어 도약하는 순간, 누구는 이것을 붙들어 쥐고, 누구는 연기처럼 허공에 흩뿌리죠. 시인은 붙들어 글을 쓰고, 화가는 붓을 들며, 음악가는 음표를 그리고.. (사진작가는 카메라를..? ㅎ) 하지만 대부분은 원래의 관성으로 금새 되돌아오죠." 라고 트윗에 올라온 박경철님의 말씀처럼,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이상의 깨달음으로 나아가지 못하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

저자인 레이프 에스퀴스는 지난 30년간 LA 빈민가에 위치한 '호바트 불르바 초등학교'에서 90%가 극빈층 가정에 속한 학생들을 가르치며 깨달은 지혜 즉, 아이들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고, 어떻게 행동을 유도하며, 어떻게 높은 수준에 이르게 할 수 있는지를 야구 경기에  빗대어 얘기하고 있다. 실제 경기를 하는 선수들과 응원하는 관중들, 그리고 경기장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상세히 묘사하며, 그걸 통해 사실을 바라보고 핵심을 파악하며, 본질을 해석하는 방법을..

'아이들은 각기 다른 수준의 능력과 지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타고난 능력과 기술이 있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부모와 교사가 이런 자질을 계발해 타고난 재능을 특출한 결과로 바꾸는 데 필요한 동기와 기질을 아이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반가운 소식은, 인내심을 가지고 이끌어준다면 여러분의 자녀도 얼마든지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이 여행을 가려면 많은 희생과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결코 쉬운 여행이 아닌 탓에 많은 부모와 자녀가 결국에는 여행을 포기한다. 하지만 Robert Frost 의 교훈처럼 사람들이 덜 가는 길을 갈수록 그 결과는 많이 달라진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아이들이 특별해지도록 돕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정독 해보기를 권한다..



댓글 4개:

안정선 :

똑똑한 아이, 착한아이,
건강한 아이, 또 뭐가 있죠? 암튼...
'성공한 사람의 뒤에는
남다른 부모가 있다'
참 싫은 문장 중의 하나입니다.
남다른 부모가 되지 못할바엔
그냥 걸림돌이라도 되진 말아야겠단
생각뿐입니다.

tomyou74 :

똑똑한 아이, 착한 아이, 건강한 아이, 그리고 지원이 같은 아이.. ^^
자식을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오버'냐? '언더'냐?.. 우리가 오버인 게지요...

Passion :

성공한 아이 보다는 좋은 아이,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습니다. (노력은 않고 맨날 개념정리만 하는..)

tomyou74 :

핵심을 파악해서 '개념정리'를 잘하는데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ㅎ~